(사진=영등포경찰서 제공)
차선 변경에 앙심을 품고 시비가 붙은 운전자를 차량에 매달고 도심을 질주하거나 흉기까지 꺼내 협박하는 일명 '보복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버스 기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보복운전을 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트럭 운전사 이모(40)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24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우체국 인근 편도 2차선에서 1톤 트럭을 몰던 이씨는 왼편 1차로에서 달리던 버스가 차선을 걸쳐 추월하자 격분했다.
이씨는 자신을 추월한 버스를 300여m 쫓아가 운전대를 좌측으로 꺾어 버스 우측에 충돌하듯 붙이며 위협했다.
버스기사 최모(53)씨는 한국거래소 앞 사거리에서 여의도공원 방면으로 좌회전했지만 이씨는 다시 쫓아가 이번에는 버스 좌측으로 트럭을 바짝 붙이는 등 위협운전을 계속했다.
달리던 버스와 트럭은 한 때 차량 거리가 50㎝도 안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다.
버스가 여의도공원 앞 삼거리에서 신호에 걸려 멈춰서자 이씨는 트럭을 도로 한가운데 세워둔 채 버스 차체를 발로 차고 운전기사 최씨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버스 운전석 창틀을 사이에 두고 말싸움을 하던 중 이씨는 버스기사 최씨의 얼굴에 침을 뱉은 뒤 트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버스기사 최씨가 격분해 트럭에 타려던 이씨를 잡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가속페달을 밟았고 버스기사 최씨는 차량에 매달린 채 30m 가량을 끌려갔다.
결국 최씨는 우측 어깨와 팔 등이 부러져 전치 6주의 부상을 입고 수술까지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도망친 이씨를 잡기 위해 버스 블랙박스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지난달 말 이씨를 검거했다.
(사진=서초경찰서 제공)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 역시 갑자기 차선을 변경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꺼내 상대편 운전자를 위협한 택시기사 김모(7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역시 지난달 17일 오전 11시40분쯤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에서 개인택시가 자신의 차량 앞에서 차선을 바꾸려하자 트렁크에 있던 흉기를 꺼내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달리는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처럼 쓰일 수 있다"며 "난폭, 보복운전자들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고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