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당권재민 혁신위원 상견례에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호남 지역 기초단체장들의 냉대와 맞닥뜨렸다. "현 지도부 체제에서의 혁신위를 못 믿겠다"는 날선 비판까지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21일 광주·전남 기초단체장과의 간담회를 갖고, "갈등의 프레임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서 우리 당이 나아갈 길을 찾자"며 혁신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기초단체장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혁신위 활동에 대한 회의감에 대한 표출이 쏟아져 나왔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철주 무안군수는 "혁신위가 좋은 의견을 청취해 혁신안을 만든다 해도 현 최고위원 체제로 가면 혁신위를 못 믿는다"며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 입김에 놀아나는 일종의 기구가 아니지 않나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군수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혁신위 활동 기간이라도 당 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 권한을 중지하라"며 '백의종군'을 요구했다.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도 "이제 시민들이 더 이상 새정치연합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그런 건 없을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지도자로 나선 사람들의 기본적인 도덕성, 자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청장은 "이번 혁신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혁신위-기초단체장 간담회는 당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기초단체장 측에서 강력히 '공개'를 요구했다. 지자체장들이 김 위원장에 면전 비판을 가하는 와중에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구충곤 화순군수는 "지난 재보선 기간 중앙당 분들이 선거 전망을 물을 때마다 '문 대표가 오시면 오실수록 지지율이 떨어지고 낙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며 "그런데도 문 대표는 계속 광주를 왔고, (자신이) 정말 고생한 줄 안다"고 말했다.
혁신위에 대한 '불신' 발언이 쏟아지자 김 위원장은 "혁신과 관련된 권한은 모두 혁신위에 넘겨져 있다"며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을 조화롭게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로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 과제를 5가지로 분류하고 보름에 하나씩 만들어서 제시하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진땀을 빼는 분위기에서도 "(혁신안이) 추진이 되지 않으면 '그 다음'을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단호하게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