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자료사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자료 미제출을 통한 ‘버티기’ 전략이 펼쳐진 끝에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요청한 자료의 61.6%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청문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한 상태다. 반면 새누리당은 "일부 자료 미제출로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실 자료' 문제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파동이 정국을 집어삼키면서 여야 모두 일정 연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형국이다.
때문에 황 후보자 청문회는 '불리한 자료를 내지 않고 청문회까지 버티면 된다'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기고 개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與野, 청문회 직전까지 '부실 자료' 공방…연기하기는 양측 모두 '부담'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7일 황 후보자의 '자료제출 부실'을 이유로 들어 인사청문회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위 대책회의에서 "지금 상태로는 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관예우 의혹'을 밝혀줄 변호사 수임 내역 공개에 대해 여야가 문서검증을 의결했음에도 법조윤리협의회가 비공개 열람조차 불허하고, 황 후보자도 병역·재산 등 핵심 의혹을 소명할 자료를 제출치 않자 나온 발언이다.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우원식 의원은 "황 후보자가 위원회 의결자료 39건 중 24건, 61.6%에 달하는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검증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청문회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청문회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 연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자료제출 문제를 꼬투리 삼아서 청문회 일정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사청문회는 여야가 합의한 대로 차질 없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야당의 '보이콧' 주장도 실효성이 있는 방안이라기보다 황 후보자의 불성실한 태도를 꼬집기 위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간주되는 분위기다.
야당 측 인사청문특위 관계자는 "메르스가 한창인 상황에서 청문회마저 연기한다면 정쟁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부담스럽다"며 "자료 제출 문제가 심각하긴 한데,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거나 불참하기보다는 일단 열어놓고 이후 분위기를 봐서 파행되는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의혹 백화점' 황 총리 후보자…전관예우·병역면제·세금탈루·부동산 다운계약서우여곡절 끝에 청문회 자체는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만, 막상 청문회가 시작되면 여러 의혹과 논란이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파장이 커질 수 있는 주제는 병역면제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다. 황 후보자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서류상으로는 황 후보자의 면제 처분 시점(1980년 7월 4일)이 면제 사유인 '만성 담마진' 판정 시점(1980년7월 10일)보다 6일이나 빨라 '사전 면제'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고검장 퇴임 이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재직 시절 수임사건과 관련된 '전관예우'도 뇌관이 될 수 있다. 황 후보자는 로펌 취직 이후 16개월 동안 17억원 넘게 벌었다. 같은 이유로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와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가 고배를 마신 전례가 있다.
특히 사건 수임의 적절성 여부를 증명할 수임내용 자료에 대해 법조윤리협의회가 119건 사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도록 자료를 제출했고, 19건에 대해선 '수임'이 아닌 '조언' 이라는 이유로 전체 내용이 삭제된 문건을 보내 논란이 됐다.
아파트 다운계약서 논란도 새롭게 제기됐다. 지난 6일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황 후보자가 1997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매매 계약 당시 실제 거래가액에 비해 약 1억원 낮은 금액을 신고해 약 624만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장남에 대한 3억원 증여와 납부된 증여세의 출처, 인사청문요청안 제출에 맞춰 납부돼 '지각 납부' 의혹이 제기된 장녀의 증여세 납부, 종교관, 국정원 댓글사건 등 ‘공안통’ 이력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회 현안인 여야 간 개정 국회법 '위헌' 시비에 대해 황 후보자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이에 대한 공방도 함께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