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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항아리형 인력구조' 개선에 힘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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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0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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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희망퇴직제 등 도입·검토 잇따라

 

"지점장만 끝내고 퇴직해도 좋겠어요."

어느 차장급 시중 은행원 A씨(43)의 작은 바람이다.

지점장은 '은행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가계·기업 대출부터 보험과 펀드, 신탁까지 은행이 하는 모든 실무를 책임지는 '야전사령관'인 데다가 임원까지 올라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대면거래 증가와 순이자마진(NIM) 감소에 따른 수익률 악화로 은행 지점 수가 줄어들고, 각 은행의 인사 적체까지 심화하면서 지점장 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들이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제를 활용해 적극적인 인력구조 개편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재직인원만 2만 명이 넘는 KB국민은행은 인사 적체가 특히 심한 편이다.

전체 1천148개 지점 가운데 부지점장·팀장급 인원만 약 5천 명에 달한다. 지점장 승진을 준비하는 과·차장급은 6천189명이나 된다.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인사 대상은 많다 보니 지점장 승진이 만만치 않다. 항간에는 "지점장이 되면 족보에도 오른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이처럼 중간 책임자들이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인 국민은행은 최근 1천121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임금피크제를 개선하는 등 인력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오성 경영지원그룹 담당 부행장은 "임금피크에 따른 희망퇴직을 매년 받을 예정이기 때문에 고질적인 항아리형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 중인 농협은행의 인적 구조도 항아리형이다.

현직 지점장급에 해당하는 관리자급만 2천291명이나 된다. 지점장 후보가 될 과장·차장급인 책임자급도 4천884명에 달한다.

반면에 지점 수는 지난해 말 1천176곳에서 현재 1천172곳으로 줄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 지점 수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점장으로 나가지 못한 관리자가 산적해 있는데,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국내 점포가 너무 많고 비율도 좋지 않다. 수도권은 부족하고, 지방은 많다. 핀테크도 해야 하며 복합점포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일단 전체적으로 점포를 점검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임금피크제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896곳의 지점에 관리자급은 960명이다. 본사 보직 부장 등의 인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여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책임자급인 과·차장이 4천700명 정도가 돼 향후 인사 적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의 인사적체도 만만치 않다.

지점장과 부·팀장인 관리자급은 3천600명, 과·차장은 4천600명에 달한다. 반면, 지점은 984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말과 견줘 9곳이나 줄었다.

2005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지만, 퇴직금을 받고 나가는 명예퇴직 인원은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 가운데 30% 정도에 불과하다.

외환은행도 적체가 심하긴 마찬가지다.

345곳의 지점에 나갈 수 있는 지점장급 인원은 865명이고, 대기하는 책임자급은 2천305명이나 된다.

외환과 통합을 논의 중인 하나은행도 관리자급이 지점 수에 견줘 많다.

지점 수는 606곳인데, 관리자는 1천134명, 지점장을 노리는 과·차장은 2천649명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고위급 인사담당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가 정년연장 문제까지 겹쳐 인사적체 문제를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며 "은행들이 인력구조를 바꾸기 위해 임금피크제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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