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민간인들로 구성된 특공대 등에 의해 학살된 '강화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의 유족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전모씨 등 '강화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의 유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씨 등은 16억 8천만원 상당을 배상받게 됐다.
재판부는 "특공대가 국가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무기를 공급받아 강화도 일대 치안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경기 강화군 난정리, 인사리, 상룡리 등지에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단적·조직적으로 희생자들을 살해한 것이 인정된다"며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또 "유족들이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일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국가로서도 소멸시효를 주장하지 않을 것 같은 신뢰를 부여한 이상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국가의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1950년 9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면서 인민군과 좌익성향 인사 등이 후퇴하자 긴급명령을 발령해 각 지역별로 자위대나 치안대를 조직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강화군 13개면에 강화치안대 등이 조직돼 부역혐의자 수백명을 불법 연행하고, 구금한 뒤 고문했고 이중 일부를 살해했다.
같은 해 11월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군인과 경찰이 다시 철수하자 강화치안대 지휘부 등이 주축이 돼 피난민들과 함께 특공대를 조직한 뒤 치안 유지라는 명목 아래 주민들을 조사하고 부역혐의자나 가족이라는 이유로 해안이나 산으로 끌고 가 살해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이런 강화도 민간인 희생사건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나 그 유족들은 이후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워 이같은 피해사실을 숨기고 살다가 과거사위 결정이 나고나서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민간인 특공대가 대통령의 지시로 조직돼 국가로부터 실탄과 무기 등을 지원받고 활동했으며 국군으로 편입되기도 한 점 등을 근거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유족들에게 4200여만원부터 최고 4억여원까지 총 16억3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