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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손님 받는데 누가 와"… 메르스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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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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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의료진 격리만 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는 정부 '원망스러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의 한 병원 주변. 2일 오후 화창한 날씨에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드문드문 눈에 띠었다.

얼굴은 마스크로 코 위까지 가리고, 발걸음은 빨랐다.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하고 초조한 표정이 눈매에 그대로 드러났다.

외래진료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은 한 환자는 "(메르스 환자가 사망한지) 모르고 왔는데, 취재진과 병원 게시판을 보고 알았다"며 "그래도 불안해서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서 썼고,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불안한 심정을 내비쳤다.

병원 입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 내원객들을 안내했고, 메르스 증상에 대한 진료를 안내하는 표지판도 세워졌다.

◇ 메르스 공포에 병원 외래환자들 눈에 띄게 줄어…입원환자도 일부 퇴원

평소 줄을 선 외래환자들로 북적거렸던 병원 로비는 간혹 병원복을 입은 입원환자들만 오갈뿐 '텅' 비었다는 표현이 어울려 보였다.

아들 병 문안을 온 한 여성은 "아들이 입원해 있는데 들어가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마스크와 1회용 비닐장갑까지 끼고 불안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입원환자가 150명 정도가 빠져 나갔고, 외래 환자는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라며 "정부가 의료진을 격리하고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아 병원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메르스 공포'는 병원 주변으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병원 앞 한 약국 운영자는 "손님이 평소 1/3 밖에 안되고, 대부분은 마스크와 손소독제만 판매가 됐다"며 "여기 주변 음식점 주인들도 자기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손님들을 받기도 난처한 처지"리고 울상을 지었다.

◇ 환자 사망 병원 인근지역 사립유치원·초·중학교들 휴업

해당지역 인근 사립유치원들의 부분 휴업도 이어졌다.

7개 사립유치원은 오는 5일까지 정규교육과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종일반(방과후 수업)은 정상 운영하고 가정 내 보호가 어려운 원생은 등원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외에 사립유치원 4곳도 3일부터 5일까지 부분 휴업하기로 해 총 11개 유치원이 휴업할 예정이다.

한 유치원 원장은 "인근에서 사망 환자가 발생했고, 아이들이 동네 누군가랑 환경에 노출될 수 있으니까 아이들 보호차원에서 휴업을 결정했다"며 "종일반도 어디 맡길 데 없어서 왔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셔서 데려갔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 지역내 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3개의 초등학교와 3개의 중학교 휴업에 들어가는 경기도내에서만 모두 3개 시군 58개 각급학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대응 단계를 '주의'로 유지키로 한 2일 오후 서울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관광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메르스 확산에 유커 ‘덜덜…하나투어, 中 관광객 300명 예약 취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국내 유입 2주만에 2명이 사망하는등 메르스 확진 환자가 25명인 가운데 여행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일 국내 여행업체 1위 하나투어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11일까지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우리나라에 입국할 예정이던 중국인 300여명이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예약 취소 중국인은 상하이가 200명, 베이징이 100명이었고 2위업체인 모두투어도 유커의 예약 취소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여행업체들 중 중국인 전담 여행사가 전국적으로 200개 가까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예약취소 사태는 점점 확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여행업계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메르스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등 파장이 더욱 커지면 유커들의 해외여행이 크게 위축될 수 있으며 일본 쪽으로 여행지를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도 메르스 확산때문에 여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날 하나투어의 해외여행상품 예약 취소건수가 평균에 비해 10% 늘어나는 등 7,8월 휴가 성수기를 앞둔 여행업계가 직격타를 맞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발생해 전염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한 여행객이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영종도=박종민기자)

 

◇ 항공사도 '메르스' 비상… 입·출국 취소 문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계속 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공항과 항공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2일 인천국제공항은 메르스 진원지인 중동지역 입국자를 상대로 게이트 검역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등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비행기 출구 통로에 검역대를 설치, 승객 개개인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특히 중동 출국자들에게는 마스크 착용 등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입국자들에게는 증상 발견 시 병원 치료와 보건당국 신고 등을 당부하고 있다.중동 입·출국자들에게는 예방책 등이 담긴 안내문이 제공되고 있다.

메르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항공사에는 입출국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메르스 공포가 커지면서 중동지역 입출국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며 "기내 소독 등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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