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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편견 줄었지만, 뒤에선 수군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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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차별 거의 사라져…한센인 인권 개선 정도 파악할 것"

국가인권위원회가 한센인 집단학살 실태조사 후 10년만에 다시 소록도를 찾아 한센인들과 인권상담을 진행했다.(사진=전남CBS 최창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한센인 집단학살을 실태조사를 통해 최초로 공식 확인한지 10년 만인 15일 한센인 집단 거주지인 전남 고흥 소록도를 다시 찾았다.

국가에 의해 강제로 사회에서 격리돼 살아온 한센인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그동안 많이 변화됐지만 차별과 편견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2005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전국 89곳의 한센인 정착촌과 5곳의 수용시설에서 한센인을 대상으로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해 10월 국가인권위는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1945년 8월 소록도에서 발생한 84인 학살사건과 1950년 7월 경남 함안 한센인 정착촌에서 발상한 집단 학살사건 등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1910년 일제 강점기에 시작된 한센인 강제 격리 정책은 광복 후 1970년대 후반까지도 이어졌고 10여 차례의 반인륜적 집단학살 참상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 노동, 단종(斷種)과 낙태 수술 등이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고, 국립소록도병원의 운영 규정에서 인권 침해적인 규정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 후 10년 만에 소록도를 다시 찾은 국가인권위원회는 그동안 관계부처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정책 권고 등 다양한 노력으로 한센인의 인권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2005년 한센인 실태조사 첫해 100여 건에 달했던 인권침해 관련 진정사건이 10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접수되지 않고 있다.

2005년 소록도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신홍주 인권위 조사관은 “10년 전에 소록도 한센인들은 차별적인 인식에 대해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다”며 “마을에 가면 식당에서 밥을 안 팔고, 상점에서 쫓겨났다는 등의 증언이 다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 조사관은 “현재 한센인들과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예전과 같은 차별이나 인권침해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한센인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차별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인권상담에 참여한 경기도 의왕에서 온 신모(74) 씨는 “차별이 많이 개선됐지만 겉으로는 표를 안낼 뿐 속으로는 뒤에서 수군수군한다”며 “여전히 한센병에 걸렸다가 완치돼도 진료기록이 남아 낙인이 찍힌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올해로 개원 99주년을 맞은 국립소록도병원은 이날 제12회 한센인의 날을 맞아 전국 5천여 명의 한센인이 모인 가운데 기념식과 체육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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