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주승용 최고위원이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사퇴의 뜻을 접지 않고 있는데다 김한길 전 대표 등 당 비주류에서도 문재인 대표의 위기수습 방식에 회의를 표시하고 나서는 등 새정치연합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4.29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잠복했던 계파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인 상황에 처했다. 이렇다 할 우군이 없는 상황이어서 정면돌파를 위한 카드도 마땅치 않다.
◇ 하루 지나면 새롭게 터져나오는 '친노-비노' 갈등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과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표명에서 증폭된 당 내 갈등이 친노 대 비노 간의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이며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 친노계 의원인 노영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파동과 관련 "최고위원직을 수행하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며 "의무이행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건 자해행위"라며 비판했다.
이날 노 의원의 발언이후 문 대표 역시 최고위 회의에서 “최고위원의 회의 출석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는 말을 똑같이 하면서 비노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비노계 의원들은 노 의원과 문 대표의 발언이 일치한다는 것 자체가 친노 패권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노계의 좌장격인 김한길 전 대표는 11일 자신의 SNS에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 전 대표 측은 친노 패권주의의 청산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우회적으로 사퇴 등 향후 거취에 대한 압박을 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비주류의 한축인이 김 전 대표까지 나서면서 계파갈등은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문 대표님과 노영민 의원이 주 최고의 사퇴에 대하여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고 선당후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 물러난 전임지도중진부들은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고 사심 때문에 그랬던 것인가”반문하며 “이중적 잣대이자, 견강부회 같다”고 비판했다.
사그라들던 당내갈등에 불을 댕긴 정청래 최고위원은 11일 주승용 최고위원지역구인 여수를 찾았지만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주 최고위원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주 최고위원은 사퇴 의사를 굽힐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이 사과를 하는 것만으로 사태 수습이 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이미 내분을 수습하기 힘든 상황으로 까지 전개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 4선이상 긴급 조찬 모임 '분수령 될 듯'주류 비주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재보선 패배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당이 혼란속으로 빠져들자 당 중진들도 나섰다. 새정치연합 4선이상 중진 의원들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오찬 모임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모임을 주선한 박병석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초재선 의원과 중진 의원 다수가 '당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논의를 통해 가닥을 잡아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4선 중진 모임에서 '비대위원장 사퇴' 얘기가 나온만큼, 이 자리에서 문 대표에 대한 거취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뿐이 아니다. 초선은 초선대로 민집모까지 당내 모든 계파와 의원모임들이 모임을 갖고 위가타개책 논의에 나서는 형국이어서 어려운 당의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다.
현재 문재인 의원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가지로 갈리고 있다.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지금의 당 운영 방식으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식물 대표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미 문재인 대표는 지도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더 이상 국민들이나 다수의 당원들은 문재인 대표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친노 의원들은 비노계의 문재인 대표 흔들기는 당 전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문재인 대표 '보호론'을 주장하고 있다.
친노계 한 초선 의원은 “당내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기보다는 외부로 표출시키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에 엄청난 분란을 있는 것처럼 외부에 보여지는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노계의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지적했다.
학생 운동권 출신의 재선 의원은 "선거 후유증 극복 과정에서 문 대표가 인상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지만 그것 때문에 리더십이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내년 총선에서 불이익을 걱정하는 비노계의 너무 앞선 근심이 잠재돼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도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미봉하고 넘어갈 상황은 지나갔다"며 문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