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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의의 정치는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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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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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개혁 논의를 위해 지난 29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여야 4+4회동을 열었다. (사진=윤창원 기자)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한다고 할 때 꼭 필요한 개혁이긴 하지만 과연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지난 2일 여야와 공무원단체 전문가들이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 합의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사회적 난제, 갈등 없이는 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국정과제를 이해당사자들과 여야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여야가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며 양보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중요한 정치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와 정치협상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쪽도 100% 만족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럼에도 이같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갈등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이후 또다른 합의를 낳을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는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어제 끝난 4월 국회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합의가 지켜지지 못한데는 합의된 공무원 연금 개혁의 폭과 속도가 부족하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기로 한 합의가 잘못된 것이라는 청와대의 입장에 여당 내 친박계 일부가 합의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여야간 모처럼 이뤄진 정치적 합의가 청와대의 제동으로 이행되지 못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와 정부는 특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당장 보험료 인상이 국민들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 큰 부담을 떠넘긴다는 것이 반대의 논리다.

물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이 논란이 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증세는 안된다. 보험료율 인상도 안된다면서 동시에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이지 않더라도 2060년에 바닥나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이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도 학자시절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한다 해도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증세는 안된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 때문에 자신의 소신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을 빨리 결정할수록 인상폭이 낮아지고 그만큼 국민설득도 쉽다.

또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라는 것은 40년간 가입했을 경우에 해당하는 것인데 실제로 40년을 가입하는 국민들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소득대체율은 명목상으로는 46.5%이지만 실제로는 23%선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노인층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은 상태에서는 사적 연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적 연금은 공적연금에 비해 마케팅비용과 운용사의 수익률을 제외하면 공적연금에 비해 훨씬 가입자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적다.

이 정부에서는 증세도 보험료율 인상도 어렵다고 하는 것은 결국 국민연금 폭탄을 다음 정부로 종국적으로는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것과 다를바 없다. 아니면 사적 연금 시장만 배불리는 결과가 되거나.

청와대는 모처럼 이뤄진 사회적 합의에 대해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한 월권이라는 등 관전자처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임있는 정부라면 공무원 연금개혁이나 국민연금의 개혁이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어떤 방안이 있는지 스스로 연금개혁의 청사진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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