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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은행들이 수수료 이익 등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시중금리 하락 영향으로 은행의 순이자이익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하는 있는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 국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지주사들은 애초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양호한 성과를 냈다. 이자이익은 하락했지만 비이자이익 증가를 통한 이익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에는 각종 은행 수수료와 펀드 및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특히 KB금융지주는 1분기에 605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주사 중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68%나 증가했다. 기본이 되는 이자이익(1조 5369억 원)이 지난해 1분기 대비 0.4% 줄었지만 수수료 이익이 3134억 원에서 3821억 원으로 21.9% 증가했다. 여기에 법인세 환급(1803억 원)으로 가외 이익이 발생했고 대손비용이 크게 줄면서 순이익이 늘었다.
KB지주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황으로 ELS 판매 증가에 따른 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었고 앞으로도 펀드판매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증권대행 수수료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592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신한금융지주 역시 비이자이익 덕을 크게 봤다. 은행 이익의 핵심요소인 순이자마진(NIM)은 1분기 기준 2.1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0.21%포인트 하락했지만 비이자 이익(2996억 원→4771억원 전년比 59% 급증)이 탄탄히 받쳐주면서 전체 순이익은 늘어났다.
하나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373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94%(1811억원) 급증했다. 순이자 마진은 직전 분기보다 0.05% 포인트 하락했지만 수수료와 매매평가 부문의 이익이 늘고 대손충당금이 감소하면서 큰 폭의 수익을 올렸다.
우리은행도 올해 1분기 순이익 2908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1630억 원 적자 늪에서 탈피했다. 특히 1분기 이자이익은 1조 1368억 원으로 전 분기(1조 1665억 원) 대비 소폭(297억 원) 줄었으나 비이자이익이 1868억 원으로 전 분기(264억 원) 대비 619% 폭증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저금리 추세로 이자이익 하락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며 “1분기에 은행 창구에서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금융상품이 많이 팔리자 은행 수수료 수익도 덩달아 점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에도 비이자이익을 통한 실적 개선이 나올 지는 미지수다. 안심전환대출 여파로 줄어든 은행 이자이익이 2~3분기 재무제표에 집중 반영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어서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1분기 하나금융을 필두로 BNK금융지주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구조적개선은 아니었다"며 "금리 하락에 따른 비이자이익 호조였고 일회성 환입 요인이 주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분기 순이자마진은 여전히 3~5bp 하락이 예상된다"며 "여기에는 안심전환 대출의 유동화에 따른 성장 둔화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