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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날리는 日, 수비 급급 韓…외교정책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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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日 편들고 中도 日 손잡아…우리만 한미동맹 붙들고 뻔한 수

지난달 28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가 미국 백악관에서 열렸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미일 '신 밀월관계'로 동북아 외교 지형이 꿈틀대면서 우리 외교정책도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

특히 미국만 바라보며 의지할 게 아니라 국익을 최우선하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주 미국을 방문하며 화려한 '외교 쇼'를 펼쳤다.

아킬레스건인 과거사 문제는 교묘히 비껴가면서 전범국 딱지를 떼고 군사대국화의 길을 활짝 열었다.

일본 총리로선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대에 서는 극진한 환대 속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미국의 지지까지 선물로 챙겼다.

미일 정상이 서로 '버락'과 '신조'라고 스스럼없이 부르며 친밀함을 연출한 것은 양국 밀월의 상징적 장면으로 각인되며 우리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에만 고개를 숙이고 아시아 이웃국가들에 대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선 어물쩍 넘어간 아베와 이를 묵인하는 미국을 보며 국제질서의 냉엄함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우리 외교안보 당국은 곤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외교 실패론'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당정협의에서 "과도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윤 장관은 또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상호보완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제로섬' 시각에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외국 정상이 제3국 의회에서 하는 연설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외교 실패로 보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실 외교부는 일부 외신보도를 통해서도 알려진 것처럼 미 행정부와 의회에 적잖은 공을 들였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과거사 문제만 놓고 보면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이 우선순위에 있고 일본의 입김이 훨씬 세게 먹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외교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한계'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외교정책의 새판 짜기에 나설 때가 됐다는 뜻이다.

특히 한미동맹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미국에만 의지하는 태도는 적어도 한미일 3국 관계에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게 자명해졌다.

우수근 중국 동화대 교수는 최근 CBS에 출연해 "반성도 제대로 하지 않는 일본을 계속 두둔하고 편들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 그래도 우리가 믿을 곳은 미국밖에 없다는 식으로 계속 사고하는 것은 지극히 안타까운 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일 양자관계에 국한해서 보더라도 일본은 주도권을 쥐고 절묘하게 허를 찌르고 들어오는 반면 우리는 대응에 급급했던 점도 반성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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