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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미국 경찰은 왜 이리 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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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시민폭행의혹으로 미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시에서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시위진압중인 경찰을 포옹하고 있다(사진제공=메릴랜드 주경찰)

 

재작년 가을쯤인가 시카고를 가기 위해 밤길을 나섰다. 밤 11시쯤 82번 주간도로(interstate)를 힘차게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번쩍하는 불빛이 백미러에 잡혔다.

"속도 위반입니다"

제한속도 70마일인데 90마일로 달렸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괜히 심술이 났다. '도대체 미국 경찰은 잠도 안자나''단속을 하려면 좀 티를 내면서 단속하면 안되나'

사실 미국 경찰의 단속은 매우 은밀하고 집요하다. 예를 들어 교통단속의 경우 경찰차로 단속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 승용차로 단속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차량은 경찰 표시도 없고 지붕 위에 있어야 할 경광등도 차량 내부 앞유리창 쪽에 설치한다. 또한 성능을 개조해 신속하게 단속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법규 위반자가 나타나면 잽싸게 따라가 경광등과 사이렌을 울리며 차를 세운다. 물론 차량은 일반 차량이지만 단속 경찰관은 경찰복을 입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좀 살다 보면 일반차량으로 위장한 경찰차인지 아닌지는 대충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검은색 포드차량이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차 뒷부분에 무선 안테나가 달려 있으면 그 의심은 더욱 짙어진다. 여기에 운전석 백미러 부분에 조명등이 달려 있다면 거의 경찰차로 보면 된다.

하지만 이런 얕은 지식에도 나는 그날 잡히고 말았다. 일반 차량인척한 경찰차가 어둠 속에서 완전히 은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분리대 나무 뒤에 숨어 불까지 끈 채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던 경찰차를 90마일(시속 140킬로미터)로 달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처음이니까 싼 것으로 끊어 드릴게요"

내 차 번호와 등록증, 자동차 보험을 확인한 미국 경찰이 감사하게도 먼저 선처를 베풀었다.

미국 경찰은 표적단속을 하기도 한다. 한 차량만 계속 따라 다니다가 법규를 위반하면 곧바로 단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인 함정단속(sting operation)도 미국에서는 가능하다. 특히 매춘 단속에서 이 기법이 많이 쓰이는데 여성경찰을 매춘부로 내세워 성매수남을 만나게 한 뒤 체포하는 식이다. 성매매 연락수단으로 많이 쓰이는 '크레이그 리스트'에 경찰이 미끼성 '성매매 광고'를 하도 올리는 바람에 성매수남들 사이에서는 '크레이그 리스트를 조심하라'는 말까지 돌기도 한다.

미국은 문자 그대로 '경찰국가'라 할만하다. 연방과 주정부, 사유재산지에 이르기까지 촘촘한 법집행조직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경찰조직만 따지면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FBI(우리나라로 치면 경찰청쯤 된다)가 있고 각 주마다 주경찰이 있다. 명칭은 state police가 일반적이지만 주에 따라 troopers, highway patrol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각 주 내에서도 군(county)단위로 카운티경찰이 있기도 하다. 대도시에는 메트로경찰이 있다. 뉴욕시의 NYPD가 대표적인데, 뉴욕시를 포괄하는 뉴욕주 경찰보다 뉴욕시 경찰이 더 많다. 여기에 우리말로 보안관이라고 불리던 '셰리프'(sheriff)가 따로 있는 곳도 있다. 주마다 다르기는 한데 일반적으로 영장집행이나 범죄인 호송 등을 담당한다. 보안관을 선거로 뽑는 곳도 있다.

미국 각 주 경찰의 특이한 복장.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시, 버지니아주,코네티컷주, 뉴저지주 경찰(사진제공=각 경찰 페이스북)

 

각 주별로 경찰 복장도 모두 다르다. 뉴욕시 경찰은 한국 해병대의 팔각모를 연상케하는 경찰모를 쓰고 있고 버지니아 주는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둥근테 모자를 쓰고 있다. 코네티컷주는 중절모를, 뉴저지주는 마치 나치의 SS대원을 떠올리게 하는 복장을 하고 있다.

FBI는 연방차원의 범죄나 각 주를 넘나드는 범죄를 수사하며 주 경찰은 각 주내 발생하는 범죄를 수사하거나 고속도로 순찰업무를 맡는다. 실제 수사는 카운티 경찰 등 지자체 경찰이 대부분 맡는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관할권에 따라 별도의 경찰조직이 있다. 국립공원에서 활동하는 공원경찰이나 대학구내에서 활동하는 학교경찰 등등이다. 워싱턴D.C의 경우 의회경찰도 있고 '시크릿 서비스'라는 백악관 경호대도 별도로 있다. 그래서 워싱턴D.C안에서 사건이 발생할 경우 공원경찰·의회경찰·백악관 경호대가 총출동하는 일도 벌어진다.

경찰 조직 외에도 마약을 단속하는 마약단속국(DEA), 대테러업무를 담당하는 국토안보부(DHS) 요원들, 총포화기를 단속하는 총기단속국(ATF)도 연방차원에서 경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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