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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업 "대기업이 외면"… 정부 관계자 "이유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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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술 사업화 지원' 등 정부 발표 '나노기술 산업화 전략' 무색

미래부 이석준 1차관(왼쪽에서 4번째)과 산업부 이관섭 1차관(왼쪽에서 5번째)이 30일 경기도 판교의 나노기업 '크루셜텍'에서 나노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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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0년 세계 나노산업 2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나노기술 산업화 전략'을 발표한 30일.

경기도 판교의 나노기업 '크루셜텍'에서 나노기업과 정부 간 간담회가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 이석준 1차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섭 1차관이 참석해 나노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대표적 나노기업 관계자들은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현실은 가시밭길인 나노업계의 고충을 전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한 업체 대표는 나노기업이 어렵게 제품을 개발해도 국내 대기업들이 이를 써 주지 않아 초기 사업화와 이후 추가 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외국에서는 국내 나노기업과 그 생산 제품을 높게 평가하는데 오히려 국내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 대표는 "외국기업들이 먼저 채택해 성공이 확인된 뒤에야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래부 이석준 1차관도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나노기업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도 대기업이 써 주지 않는 건 문제"라며 공감을 나타냈다.

그런데 산업부 관계자 반응이 아주 뜻밖이었다.

기자가 간담회 후 점심 자리에서 업체 대표의 지적을 거론하자 이 관계자는 "이유가 있겠죠"라고 잘라 말했다.

'외국기업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인지도도 높은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는 부품 등 구매 결정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내가 대기업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애써 강조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나노기술 산업화 전략에는 '중소벤처기술 사업화 지원',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등이 주요 추진 과제로 들어가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정책 과제를 추진하는 정부 관계자가 대기업의 국내 나노기업 제품 외면에 따른 어려움 호소에 '이유가 있겠지'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정부는 '2020년 세계 나노시장 20% 점유'라는 달콤한 전망을 제시했지만, 국내 나노기업들 앞에 놓인 길은 여전히 험난하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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