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김하일 씨 (사진=윤철원 기자)
카지노에 탕진한 6천만 원의 행방을 묻는 아내를 살해한 김하일(47·중국 국적)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3일 오전 10시10분부터 시흥시 정왕동 피의자의 주거지 등 5곳에서 실시됐다.
현장 검증은 10시10분부터 김씨가 부인 한모(42·중국 국적)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주거지를 시작으로 한씨의 사체를 유기한 피의자 의 조카 주거지 옥상 입구(정왕동) 등 5곳에서 진행됐다.
김씨가 10시10분쯤 을씨년스러운 날씨 속 현장검증에 나서자 살인마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모인 50여 명의 주민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웅성거렸다.
김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없이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여 자신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갔다.
A(53)씨는 "공장에도 성실하게 다니던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런 사람이 어떻게 부인을 그럴 수가 있는지 끔찍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B(여·44)씨는 "조용한 동네에 이런 일이 생겨서 황당하고, 겁난다"며 "퇴근이 늦은 편인데, 다니기가 무서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C씨(38.여) "뉴스에서 봐서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운 데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몸서리를 쳤다.
오전 11시쯤 예상시간보다 30분 일찍 주거지에서 나온 김씨는 피해자 한씨의 몸통을 담은 가방을 자신의 자전거 뒷 좌석에 고정시키고, 머리와 손, 발이 담긴 검은색 비닐 봉투를 자전거의 앞 바구니에 담는 장면을 태연하게 시연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XX 같은 놈' 등의 욕설을 터트리며 분개했다.
현장검증은 살해 및 시신훼손 현장 이후 한씨의 팔과 다리를 유기했던 조카의 집 옥상, 토막시신 유기장소인 시화방조제 주변 등 오후 1시 30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시흥경찰서는 이날 현장 검증을 마무리한 뒤 피의자 김씨를 살인과 사체 훼손 등의 혐의로 이번 주 내에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 1일 아내 한씨를 망치로 때리고 목졸라 살해한 뒤 회칼을 이용해 시신을 훼손했고 다음 날 시화방조제 인근에 갖다버린 혐의로 지난 8일 긴급체포됐다.
앞서 지난 5∼7일 시화방조제 인근에서 훼손된 채 유기된 한씨의 시신이 차례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