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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정치인들, 한결같이 '펄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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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 "상상할 수 없는 일", "친밀한 사이 아니야"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홍문종 의원, 유종복 인천시장, 이완구 국무총리 (자료사진)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메모에 돈을 받은 것으로 이름이 오른 정치인들은 10일 한결같이 '사실 무근'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성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현직 총리와 전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3인, 지방자치단체장 등 유력 정치인 8인의 이름이 올랐다.

당사자들은 모두 펄쩍 뛰며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황당무계한 허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를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황당무계한 허위"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돈을 건넸다고 하는 시점과 장소를 적시하며 아주 그럴듯하게 만들어 놔서 매우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이 아니라면 대질이라도 하겠는데 참 난감하다"고 해명했다.

◇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2007년 7억원을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말했다.

허 전 실장은 이날 오후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했고, 이를 기회 있을 때마다 캠프요원들에게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캠프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어렵게 하루하루 캠프를 운영했다"는 것이 허 전 실장의 얘기이다.

◇ 이병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 "인간적으로 섭섭했던 듯"

금액을 표시하지 않고 이름만 오른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 "금품과의 관련이 아니라 인간적인 섭섭함"을 들었다.

이 실장은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을 즈음 2~3차례 전화가 왔었고, 밤낮으로 도와달라는 문자가 왔었다"며 "그렇게 결백하고 자신이 있으면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라고 했는데, (이처럼) 도움 요청을 거절당한 데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실장은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성 전 회장에게 분명히 설명했고, 앞으로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도 전한 바 있다"고 밝혔다.

◇ 이완구 총리 "친밀한 관계 아니다"

역시 이름만 적힌 이완구 국무총리는 성 전 회장과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이 총리와 성 회장은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며 "이 총리는 성 회장이 주도한 충청포럼에 가입하지도 않았다"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 총리는 "최근 성 전 회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수사와 총리의 담화가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주변 이야기를 전해 듣고 "검찰 수사가 총리 취임 이전부터 진행되어온 것"이라고 주변에 답했다고 한다.

◇ 홍준표 경남지사 "내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내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으나 정치판에는 중진 정치인 이상이 되면 로비하려고 종종 빙자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성 회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돈을 받을 정도로 친밀감도 없다"고 해명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았을 때 성 전 회장이 선진통일당 원내대표였고, 두 당의 통합과정을 함께 논의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면서도 "성 전 회장이 금품을 건넬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성 회장과는 19대 국회에 들어와 만난 동료 의원 관계일 뿐 이른바 '성완종 메모'와 관련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 홍문종 의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너무 황당무계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도대체 그 양반(성완종 전 회장)을 19대 이전에는 본 적도 없을 뿐 아니라, 국회에 들어와서 만난 사람이다"라고 흥분했다.

한편 성 전 회장의 메모에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7억, 유정복 인천시장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이라고 적혀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10만 달러라는 금액과 2006년 9월 26일이라는 날짜까지 적혀 있었고, 이병기 현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경우 이름이 적혀 있지만, 금액과 날짜는 표시되지 않았다.

메모의 당사자들이 한결같이 금품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의구심은 증폭됨에 따라 진실은 검찰 수사에 의해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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