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왜 확 달라졌냐고? 고참들 표정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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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꽃범호와 빅 초이' 최근 3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KIA는 올해 개막 3연승을 달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주장 이범호(왼쪽)가 개막전에서 결승포를 때린 뒤 기뻐하는 모습과 올해 절치부심을 다짐한 거포 최희섭.(자료사진=KIA 타이거즈)

 

'호랑이 군단' KIA가 환골탈태했다. 그것도 확 달라졌다. 무기력과 패배 의식에 젖었던 지난해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시즌 초반이지만 신이 나서 뛰는 경기력 하나만으로도 올해는 분명한 성과가 있다.

KIA는 1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와 원정에서 3-0 영봉승을 거뒀다. 개막 2연전에 아껴둔 에이스 김광현과 주포 최정을 투입하며 총력전에 나선 SK를 꺾었다. LG와 광주 개막 2연전까지 흥겨운 3연승이다.

투타의 짜임새가 알차고 좋았다. 1일 경기는 투수전에서 집중력이 돋보였다. 선발 조쉬 스틴슨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박준표-최영필에 이어 윤석민까지 계투진이 1이닝씩 화답했다. 여기에 타선은 5안타에 3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선보였다.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얻어낸 3점이라 더 값졌다.

개막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양현종이 승리를 거두진 못했으나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발판을 놨다. 임준섭-최영필-심동섭의 무실점에 이어 마무리 윤석민이 1점을 내줬으나 승리를 지켰다. 타선은 7회만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타격전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LG와 2차전에서 KIA는 안타수 9-15로 밀렸다. 하지만 영양가는 더 높았다. 5-6으로 뒤진 9회말 브렛 필이 끝내기 2점포를 날리며 끈끈한 뒷심을 과시했다. 지난해와는 분명히 달라진 부분이다.

▲아팠던 고참들, 너도나도 출전 '아우성'

'형들이 잘 하니까 우리도 좋아요' KIA는 고참들의 분전과 함께 신인급 선수들도 다부진 경기력을 시즌 초반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1일 SK전 승리 뒤 강한울, 최용규, 브렛 필, 박기남, 이성우(왼쪽부터) 등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KIA)

 

KIA의 상승세는 고참들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베테랑들이 신바람을 내다 보니 팀 전체에 안정감 있는 활력을 주고 있다.

주장 이범호(34)부터 솔선수범이다. 이범호는 개막전 0-0으로 맞선 7회 결승 솔로포를 뽑아낸 데 이어 1일 SK전에서는 1-0으로 앞선 4회 값진 추가 적시타를 날려 승리에 앞장섰다.

이범호는 "올해 KIA는 무조건 달라진다"고 공언한 바 있다. 가을야구에서 소외된 지난 3년은 잊어달라고 했다. 무엇보다 고참들이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이범호는 "지난해만 해도 워낙 부상들이 많고 힘들어서 '오늘도 출전해야 하나' 이런 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올해는 고참들이 너도나도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난리"라고 강조했다.

사실 고참들은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고참들이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 있으면 볼멘소리가 나오기 마련이고, 후배들이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기가 죽어 사기가 가라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신인급 등 후배들이 경기를 잘 하면 고참들도 불평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세대교체를 노리는 감독도 목소리에 힘을 낼 수 있다. 그러나 팀이 부진하면 고참들의 궁시렁대는 소리가 높아져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반대로 고참들이 경기에서 제몫을 하고 신이 나면 후배들도 거기에 감응돼 팀 사기가 높아진다. 전체적으로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어가고 후배들이 뒤를 받치는 이상적인 팀 분위기가 형성된다. 실력 없이 불평하는 고참들은 문제지만 기량이 여전한 베테랑의 분전은 팀에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다.

▲"감독님이 아껴주시는데 가만히 있을쏘냐"

'주찬아, 네가 있어 다행이야' 김기태 감독(오른쪽)이 LG와 2차전 승리 뒤 9회말 대타로 나와 볼넷을 얻어 역전승을 발판을 놓은 김주찬의 손을 불끈 쥐며 격려하는 모습.(자료사진=KIA)

 

고참들의 기를 잘 살리는 사령탑이 바로 김기태 감독이다. 김 감독은 LG 시절부터 베테랑을 중용하고 대우해 팀을 끌어올리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2013년 LG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것도 김 감독의 '고참 야구'가 절대적이었다.

이범호는 "감독님은 시범경기 때부터 고참들에게 '오늘은 경기에 뛸 수 있겠습니까?'라고 먼저 물어보신다"면서 "여기에 선수들이 황송해 하면서 더 열심히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범호는 105경기 타율 2할6푼9리 19홈런 82타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중요한 고비에서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올해도 몸 상태가 관건이지만 일단 출발은 좋다.

잊혀진 거포 최희섭(36)도 마찬가지다. 2009년 33홈런 100타점으로 우승 주역이었던 최희섭은 2010년 21홈런 84타점 이후 최근 4년 존재감이 없었다. 첫 번째가 몸 상태였지만 마음도 문제였다. 지난해 아예 1군 출전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작심하고 나섰다. 절치부심 스프링캠프 때부터 의욕적으로 훈련을 마친 최희섭은 LG와 2차전에서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솔로포로 부활을 예고했다. 1일 SK전에서도 볼넷을 골라내 이범호의 쐐기타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초반이긴 하나 올해 타율 3할3푼3리로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벤치에 있을 때도 활발하게 분위기를 이끈다.

고참 호랑이들은 나이는 적지 않지만 사냥하는 법과 고기의 맛을 알고 있다. 젊은 호랑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그 비법을 알려줄 만큼 아직은 충분한 힘이 있다. 올해 KIA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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