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의 최대 피해를 입은 안산시를 연고로 하는 OK저축은행은 사고 발생 1년 만이자 창단 2년 만에 처음으로 V-리그에서 우승하며 연고지 시민들과 기쁨을 나눴다.(자료사진=KOVO)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만에 V-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창단 2년 차 OK저축은행의 2014~2015시즌 슬로건은 ‘기적을 일으키자!’였다.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다수 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를 위한 특별한 슬로건이었다.
시즌 중에는 ‘We Ansan!(위 안산!)’이라는 메시지를 유니폼에 담기도 했다. 경기장 곳곳에도 ‘기적을 일으키자!’와 ‘안산에 용기를!’, ‘기적은 이루어진다’고 적인 플래카드를 걸어 놓았다.
단순히 성적만을 위한 우승이 아니었다. 챔피언결정전이 4월에 끝나는 만큼 사고 1주기를 맞아 실의에 빠졌던 연고지 시민들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간절한 의지를 선보였다. OK저축은행의 노력에 안산 시민들도 감동했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관중석이 가득 찰 정도로 열성적인 응원이 펼쳐졌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 성적을 이어온 OK저축은행은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고, 플레이오프에서 3위 한국전력을 꺾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OK저축은행의 패기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챔피언결정전 8연패에 도전했던 삼성화재지만 OK저축은행의 엄청난 파도를 버티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 3경기 만에 '아성'이 무너졌다. OK저축은행의 패기가 V-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우리를 믿고 지켜봐 주신 것에 대한 보답아닌 보답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 유니폼 가슴에 위안을 강조했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이 겪은 아픔을 우리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