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 이후 남자부에서 최강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유독 올 시즌 주전 선수 중에는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다.(자료사진=KOVO)
2005년 출범한 V-리그는 말 그대로 삼성화재 천하였다. 딱 두 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삼성화재가 정상에 섰다. 최근 기록만 보면 챔피언결정전 7연패다. 정규리그에서 다소 주춤해도 챔피언결정전만 올라가면 펄펄 날았다. 쌓이고, 쌓인 경험 덕분이다.
OK저축은행과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은 삼성화재의 강점은 단연 노련미였다. V-리그 원년부터 단 한 차례도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한 적이 없다. 11번째 챔피언결정전이었으니 당연한 평가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2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6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멤버를 살펴보면 레오와 함께 세터 유광우, 센터 고희진, 지태환, 라이트 박철우, 리베로 여오현 등이 주축이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주축 선수들이 다르다. 코트에 주전으로 서있는 건 레오, 유광우 외 지태환이 전부다. 고희진은 웜엄존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나머지 선수들은 사실상 새 얼굴이다. 이선규가 그나마 현대캐피탈에서도 챔프전을 경험했지만, 김명진, 류윤식, 고준용, 곽동혁, 황동일 등은 챔프전에서 이렇게 뛰어본 적이 거의 없다.
창단 2년 차에 챔프전에 진출한 OK저축은행보다는 낫지만, 삼성화재도 딱히 노련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도 "우리만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삼성화재도 다 외부에서 온 선수들이다. 물론 그 선수들이 부담을 털어버리면 우리도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세진 감독의 말대로 류윤식, 곽동혁, 황동일 등은 흔히 말하는 이적생이다. 이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지 1~2년. 챔프전에서의 노련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신치용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어느덧 슈퍼리그를 포함해 챔프전만 19번째 치르는 삼성화재지만, 경험이 없다.
신치용 감독은 "정규리그는 관리와 전략으로 이길 수 있지만, 단기전은 전력과 기로 싸운다"면서 "따지고 보면 뛰는 선수는 챔프전 경험이 별로 없다. 챔프전을 앞두고 다들 아프다고 하는데 자신감이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실 예견된 결과다. 삼성화재는 7연패를 하면서 제대로 된 신인을 뽑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