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이삭 헤르조그 당수(왼쪽)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자료사진)
향후 중동을 포함한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이스라엘 총선 투표가 17일(현지시간) 전국 1만 119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유권자 580여 만명이 참여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선출한다. 120명의 의원은 각 정당의 전국구 명단에 따라 선거에서 차지한 정당별 지지 투표수에 의해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며, 잠정투표결과는 투표 마감 후 약 2시간 후에 발표된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3선에 성공한 베냐민 네타냐후(66)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최근 이스라엘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보다 이삭 헤르조그(55) 노동당 당수가 이끄는 중도 좌파 시오니스트연합의 지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시오니스트연합은 24~26석을, 리쿠드당은 20~22석을 획득할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예상과 달리 시오니스트연합의 약진이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낙승을 예측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에 따르면, 시오니스트연합의 예상 의석이 크네세트 전체 의석인 120석의 절반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군소정당과의 연정 구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FT는 크게 세 가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먼저 시오니스트연합을 중심으로 메레츠, 예쉬 아티드당 등이 야권 연대를 이뤄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리쿠드당과 보수 군소 정당들이 연정을 이뤄 과반을 차지해, 네타냐후가 연임에 성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우파 정당과 좌파 정당간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수세에 몰린 네타냐후는 앞서 16일 이스라엘 뉴스 사이트 'NRG'와의 인터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막겠다고 밝히는 등 우파 결집에 총력을 쏟았다.
2009년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의 비무장화를 조건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말한 이른바 '바르 일란 연설'을 번복하면서까지 보수층의 결집을 촉구한 것은 그만큼 네타냐후의 재선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이삭 헤르조그 노동당 당수는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우리에게 투표해달라"며 네타냐후의 반대 세력의 단결을 호소했다.
헤르조그 당수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평화협상과 이란 핵문제 등에서 성과도 내지 못하면서 공포감만 조장한다며, 안보 이슈 대신 물가 상승과 주택난 등 민생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표심을 공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