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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 전 대한 항공 부사장이 사건 당시 자신에게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여자 승무원으로부터 미국에서 소송을 당했다.
10일(현지시각) AP 등 외신에 따르면 대한 항공 승무원인 김도희씨는 이날 미국 뉴욕주 최고 법원에 조 전 부사장과 대한 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 승무원 김도희 씨, 조현아 폭언·폭행·모욕 등 혐의 뉴욕지방법원에 민사 소송소송을 담당한 코브레 앤 킴(Kobre&Kim) 법률사무소는 김씨가 9일 (현지시각) 조 전 부사장을 폭언·폭행 및 모욕 혐의로 미국 뉴욕 퀸즈 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변호를 공동으로 맡고 있는 웨인스테인 로펌은 보도자료를 통해 "증거에 기초해 봤을 때 조현아의 행위는 김씨에 대한 모욕과 비하뿐 아니라 조현아의 억제되지 않은 오만한 태도와 특권의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법원은 이미 조현아가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고, 뉴욕 법원도 김씨의 경력과 평판, 정신적인 안녕에 피해를 입힌 조현아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브레 앤 킴 법률사무소는 "김씨가 소송없이 조씨 및 대한항공과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했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 변호인 측은 또 그가 이번 일로 정신적 고통 등의 큰 피해를 당했으며 대한항공이 조 전 부사장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김씨에게 거짓 진술을 하고 조 전 부사장과 화해하는 장면을 연출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 대한항공 "아직 소장 못 받아…상대 측에 시간 달라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대항항공 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소장을 아직 송달 받지 못했다"며 "소장을 받아 검토한 뒤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또 김씨의 변호인 측이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이 손해배상을 위한 협의에 나서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 입장을 내놨다.
대한항공 측은 "당시 상대 측의 요청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으며, 다만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형사 소송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시간을 달라고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소장을 접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온 김씨의 서비스 방식이 매뉴얼과 다르다며 이륙 직전의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고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박창진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항공기 항로변경죄 등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병가 중인 김씨는 재판 당시 조 전 부사장의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 김씨 측, 미국에서 소송 제기한 배경은?김씨가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씨 측이 소송 제기지역으로 미국을 선택한 것은 미국 법원이 한국 법원보다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많은 금액을 보상하게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통상 미국이 한국의 수십에서 수백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에 따르면 김씨 변호인 측은 김씨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승무원 경력과 사회적 평판 측면에서도 피해를 보는 등 손해가 막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