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터진 '땅콩회항 사건'으로 기업에 대한 국민 호감도가 10년만에 최악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최근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기업호감지수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44.7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2.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05년 상반기 이후 거의 10년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특히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호감지수란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 국가경제 기여 ▼ 윤리경영 ▼ 생산성 ▼ 국제 경쟁력 ▼ 사회공헌 등 5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해여 산정한다.
전반적 호감도(45.5점→41.7점)와 국가 경제 기여(49.6점→46.0점)가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생산성 향상(61.3→60.4점), 국제경쟁력(71.2점→70.7점) 점수가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대내외 경제환경 악화에 따라 기업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노동·조세 등 기업관련 정책의 이슈화, 일부 기업의 윤리적 사건 등이 기업 호감지수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기업에 대해 이처럼 비호감을 갖는 이유는 윤리경영 미흡(57.0%)이 가장 많이 지적됐고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소홀(17.6%), 기업간 상생협력 부족(15.5%), 고용창출 노력 부족(9.2%) 등이 뒤를 이었다.
◇ 기업가정신 ‘예전보다 낮아졌다’ 국민 우려 높아
국내 기업가정신 수준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낮아졌다(43.3%)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는 기업가정신에 대한 인식조사를 시작한 2008년 하반기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기업가정신 쇠퇴에 대한 국민우려가 심각함을 반영했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수적인데 눈에 띄게 쇠퇴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기업들이 위기 이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활동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이윤창출을 통한 경제성장 기여(54.0%)라는 답이 부의 사회환원을 통한 사회공헌(46.0%)보다 많았고, 국내 반기업 정서수준에는 높다(65.4%)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현재 기업이 가장 먼저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44.6%)이었고, 근로자 복지 향상(22.4%),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이행(14.2%), 국가 경쟁력 강화(13.0%), 이윤창출을 통한 국부 증진(5.8%) 순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호감도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모든 요소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고 있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기업호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은 국가경제의 핵심주체로서 기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준법·안전경영을 실천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