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본회의에서 재석 247인, 찬성 226인, 반대 4인, 기권 1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즉 김영란법이 3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대의명분에서 만들어진 이 법률은 우리 사회의 부패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입안단계부터 끊임없지 제기돼 온 위헌논란과 수사권 남용 우려 등으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김영란법은 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47명 중 찬성 226표, 반대 4표, 기권 17표로 가결됐다. 법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6년 9월부터 시행된다.
이 법의 핵심은 직무와 관련없이도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형사처벌 되는 것이다. 또 100만원 이하를 수수한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을 때만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김영란법 원안에서는 빠졌던 사립학교와 언론사 임직원을 포함시켜 범위를 크게 넓혔지만 당초 김영란법이 상정했던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로 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을 크게 줄였다.
법사위에서 논란이 됐던 사립학교 이사장과 이사 등도 이 법의 적용대상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법이라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하반기 이 법이 시행되면 우리 사회의 부패지수를 크게 떨어뜨리는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관행 등이 확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의 적용대상을 둘러싼 형평성 시비에 따른 위헌론, 금품을 수수한 배우자를 신고하게 함으로써 생기는 가족 파괴 문제,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에 따른 시비 등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날 법사위가 정회되는 소동을 겪으면서 사립학교 이사장과 이사들도 법 적용 대상에 들어왔지만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해당되지 않음으로써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 대학병원 의사 등 임직원의 경우는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지만 대형 민간병원 의사 등의 경우에는 적용이 배제된다.
공립학교 임직원만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사립학교를 포함시킨 정무위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또 수많은 민간 검정기관이나 감정기관 들도 사실상 공권력을 행사함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빠졌다. 공공성을 이유로 민간 언론사를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역시 공공성을 가지고 정부로부터 보조금까지 받으면서 운영되는 시민단체는 빠진 데 대해서는 앞으로 두고두고 시비거리가 될 수 있다.
배우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불고지죄를 포함시킨 것도 위헌론의 한 가운데 있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배우자의 금품수수를 신고하면 이 배우자가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의 소환조사를 받을 것을 뻔히 아는데도 신고의무를 부과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범인도피죄의 경우도 친족의 경우에는 적용을 배제하는데 이 조항을 포함시킴으로써 국회가 가족관계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수 백만이 될 지도 모르는 이 법 적용 대상자의 배우자가 형사처벌을 받도록 강제하는 불고지죄를 넣은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면서 "보다 완성도 높고 흠결없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