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살리기 위해서라도 진상조사 필요
-보수, '논두렁 시계' 사태 즐기면 안돼
-이인규, 책임쏠려 억울한 심정 표출한듯
-국정원장은 대북 강경파가 적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폭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09년 당시 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에 논두렁 시계로 여론전을 했고, 수사내용의 일부를 과장해서 언론에 흘렸다. 국정원은 정치공작 수준의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것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주장입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야당은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여당 내에서 이 사건의 진실을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밝혀야 한다, 이런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주장의 당사자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연결합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하태경> 네, 안녕하세요. 하태경입니다.
◇ 박재홍> 의원님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국정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위 논두렁 시계를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건 국정원 댓글보다 더 심각하다. 따라서 필요하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하셨네요?
◆ 하태경>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
◆ 하태경> 일단 발언을 한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건 수사책임자 아닙니까? 중수부장이기 때문에 그분이 농담할 분도 아니고, 허위사실을 이야기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상당히 신빙성 있는 발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이유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국정원이 살기 위해서라도 해야 되고요. 또 하나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라도 해야 됩니다. 지금 국정원이 댓글사건도 있고, 국내 정치개입하는 조직이다, 이렇게 돼 있기 때문에, 사실 국정원이 국내 정치개입이 아니라 통일해야 되는 조직 아닙니까? 그러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국정원에 더 많은 예산, 더 많은 인력, 더 많은 권한이 가야 됩니다. 그런데 그게 안 되는 이유가 지금 정치개입하는 조직이 어떻게 더 많은 예산, 더 많은 권한을 줄 수가 있냐, 그것을 야당이 반대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완전히 막혀 있는 겁니다. 통일을 위해서라도, 국정원이 더 강화되기 위해서라도, 국내 정치개입 고리는 완전히 끊어야 됩니다. 이번 기회에 완전히 끊자 하는 게 있고요. 또 하나, 우리나라가 지금 국민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대통령이 되어도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한 정파의 대표로 인식을 합니다. 어떻게든 깎아내리고, 정통성 부정하고, 중간에 몰아내려고 하고, 대통령 그만두고 나서도 또 격하해서 감옥까지 보내려고 하고. 이런 문화들이 아직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국가원수거든요, 국가의 대표이고. 대통령이 물론 정당한 정책비판은 받아야 되지만 이렇게 조작, 과장, 왜곡돼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건 국가의 품격을 끌어내리는 거랑 똑같습니다. 이런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당이 먼저 대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런 악순환을 끊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국정원이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하태경> 그리고 여당이 앞장서야 된다는 거죠,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는 더더욱. 여당 쪽에서는 보수쪽에서는, 왜 야당 지도자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참배 안하냐해서 얼마나 비판을 했습니까? 그런데 완전히 이중잣대인 겁니다, 보수세력도. 박근혜 대통령이 모독 당하는 것에 대해서 엄청나게 분노하면서, 똑같은 국가 원수고 국가 대표였던 노무현 대통령이 근거없이 비난 받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이중잣대를 보수가 먼저 버려야 되고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야당 출신의 대통령이 명예훼손 당하는 부분에 대해서 해결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야 국민들도 대통합이 당겨진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요. 같은 당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경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없기 때문에 수사가 중단됐는데 그걸 6년 만에 다시 끄집어내서, 논두렁이라는 말이 누구 입에서 왜 나왔는지 따지고 또 국정조사 특검을 해야 되는 것이냐? 말도 안 된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만?
◆ 하태경> 이게 노무현 사건을 재수사하자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정원의 정치개입, 국내 정치개입이 있었냐, 없었냐. 중수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없었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러면 앞으로 국정원 정치개입을 계속 놔둘 겁니까? 이게 본질이라는 겁니다. 논두렁에 뿌렸든지 바깥에 버렸든지 차이가 없다, 그 말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계속 봐줄 겁니까?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건 국정원을 위한 겁니다.
◇ 박재홍> 문제는 국정원 개혁이다?
◆ 하태경> 그렇죠.
◇ 박재홍>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이인규 전 중부수장의 발언이 사실일 것이다’ 이런 부분에 무게를 둔 부분도 있으신 겁니까?
◆ 하태경> 그렇죠. 중수부장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중수부장이지 않습니까? 사건의 책임자이지 않습니까? 그런 분의 이야기를 무시할 수는 없죠.
◇ 박재홍> 그렇다면 이 시점에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 의원님께도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하태경> 저도 처음에는 좀 황당했습니다. 그분은 뭐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전 대통령의 죽음이 자기한테 다 책임이 몰려오는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억울하게 생각을 해 왔던 것 같고. 그것이 우연한 기회에 표출이 된 것 같은데. 문제는 그걸 계기로 국정원의 정치개입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는 뜻이고. 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대선 때만 되면 국정원은 직원들이 여당에도 붙고 야당에도 붙고. 국정원 내부 기밀을 갖다주고, 이런 일이 지난번 대선 때도 있었습니다, 18대 대선 때도. 국정원 내부에서도 어떻게 정치권과 좀 고리를 만들어볼까, 지금도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겁니다. 이런 문화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완전히 근절할 필요가 있다, 이걸 방치하면 국정원은 계속해서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이번 일을 국정조사라도 해서 진상조사를 하자, 이러한 의견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겁니까?
◆ 하태경> 어제 오전에 아침소리 모임을 했는데 어제 모인 숫자가 과반수가 넘지 않았습니다. 아침소리 공식의견이라고 제가 이야기를 하기는 그렇지만 저를 포함해서 네 분의 의원이 참석하셨고, 거기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 박재홍> 어느 정도 공감대는 있었다, 그러면 조사 대상의 범위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도 관심거리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여기에다 검찰까지 모두 포함을 시켜야 할까요?
◆ 하태경>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는 건 지금 상당히 비약이고요. 일단 중요한 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자기가 우발적으로 나왔든 의도했건 간에 자기가 뿌린 씨앗이기 때문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근거자료와 증거가 있다면 그런 걸 다 제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불 질러놓고 자기는 그냥 불 구경하는 것은 전직 검찰 고위 책임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되고요. 법무부도 자체조사를 해야 합니다. 이게 이인규 중수부장 혼자만 알았다고 저는 보이지 않고. 현재 검찰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도 자체조사를 하고. 또 국정원도 국내 정치 공작 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이번에 새로운 국정원장 오시지 않습니까? 철저하게 과거의 악연을 잘라내야 한다, 자체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이 부분들이 국회 차원에서 종합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국회차원에서 진상을 조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서 제가 국정조사를 얘기했었죠.
◇ 박재홍> 하지만 신임국정원장 후보자인 이병호 후보자의 경우는 과거 안기부 출신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국정원 개혁에 부정적이다, 이런 의견이 있습니다마는.
◆ 하태경> 제가 이병호 원장님 인터뷰나 옛날 기사들을 찾아봤는데요. 이병호 원장님은 해외와 북한쪽 일을 국정원 내에서 계속 해왔던 분이고. 국정원이 국내 정치 개입, 공작하는 데에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병호 원장 스스로도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완전히 탈피하겠다는 선언을 하시고 철저히 내부조사를 하셔서 국정원의 안 좋은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국정원이 통일대박을 위해서 북한 공작도 해야 되고 북한 심리전도 해야 되고, 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모든 일들이 지금 장애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정치개입하는 기구라는 것 때문에 국회에서 예산을 안 주고 있거든요.
◇ 박재홍> 하지만 이 후보자에 대해서, 용산참사를 폭동으로 비유하기도 했고 북한에 대해서 경직되어 있다, 이런 시각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비판을 들으셨을 텐데 그런 우려는 없으신가요?
◆ 하태경> 그건 정말 웃긴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국정원에 친북파를 앉히면 되겠습니까? 통일부 장관에는 북한을 유화할 수 있는 사람을 앉힐 수 있다고 봅니다. 대화도 해야 되고. 하지만 국정원은 뭡니까? 국정원은 북한으로 치면 대남공작하고 음성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지 않습니까? 그늘에서 활동하는 기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원은 대한민국 정통성, 그리고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 이런 걸 할 수 있는 확고한 사상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 분이어야 되고. 때문에 보통 야당 시각에서는 대북강경파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북 온건파가 국정원장을 하면 제가 막겠습니다, 그건. 대북강경파가 반드시 국정원장을 해야 되고. 그래야 통일부과 국정원이 균형이 맞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만나고 있습니다. 한 질문만 더 드리도록 하죠. 그렇다면 국정원 개혁 가장 핵심은 뭘까요?
◆ 하태경> 방금 말씀드린 대로 국내 정치개입 완전히 근절하는 겁니다. 그것이 하나고요. 두 번째로는 북한활동, 대북활동을 지금보다도 훨씬 더 강화해야 됩니다. 지금 대통령께서 통일 대박 이야기를 하잖아요. 통일 대박을 이루어낼 수 있는 중추기관이 저는 통일부도 중요하지만 국정원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 대북 예산을 현 시점으로 한 10배는 더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북한에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부분들을 과연 국정원이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 저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하태경>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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