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당 대표실을 찾아 김무성 대표와 환담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문제를 놓고 여야의 대결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간의 정면 승부로 모아지고 있다.
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야당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자신하고 있다. 여당의 이탈표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속의원이 158명인 여당은 송광호, 조현룡 의원이 구속 수감중인데, 9명만 반대해도 인준이 거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많아야 두 세 명의 반란표가 나오거나 한 명도 이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탈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13일부터 본회의가 열리는 16일 오전까지도 한목소리를 위해 개별 접촉을 하는 등 이탈자 방지에 나섰다. 직접 또는 전화 접촉을 해본 결과 이탈자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이재오 의원조차 이완구 후보자의 부적격성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이재오 의원과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아주 자별한 사이다. 이재오 의원이 드러내놓고 이완구 후보자의 인준을 반대하거나 친이계 의원들의 반대 여론을 조성하지도 않고 있다.
반면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의 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밤에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본회의 보이콧, 불참과 집단 퇴장, 그리고 반대투표 사이에서 이러저리도 저러리도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만큼 셈법이 복잡하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본회의에 불참할 경우 여당 단독 총리 인준으로 비판을 할 수 있을지언정 무책임하고 충청도 민심을 등질 우려가 크며, 인준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행사하더라도 야권의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크다.
대전·충남 의원 6명과 충북 출신 의원 3명을 포함한 충청도 출신 야당 의원 9명 가운데 네댓 표는 이탈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완구 총리론에 대한 충청 지역의 여론이 65%에 달하며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간 낙선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충청도 민심은 내고향 출신 총리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김무성 대표가 문재인 대표에게 정치적인 타격을 입힐지 모르겠다.
갖가지 비리 의혹으로 큰 타격을 받은 이완구 총리 후보자 문제가 수적 열세(130석)와 대응 방식의 한계로 인해 문재인 대표의 정치력과 정무적 판단력에 생채기를 내고 끝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표가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자고 한 이후 충청도 민심이 크게 흔들렸고, 총리 찬성 여론이 29%에서 65%까지 수직 상승했다.
여권은 이완구 후보자 총리 인문 문제를 계기로 당의 단합과 여권의 결속이라는 성과를 챙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