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불거진 CC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CCTV 설치가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이 보육계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참여연대 등 지역시민단체는 지난 10일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학부모와 대구시, 의회 관계자와 함께 아동학대 관련 집담회를 열었다.
이날 집담회에서 각 현장 관계자들은 최근 잇따른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태와 관련해 "보다 본질적인 원인 진단과 함께 근본 해법을 찾아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한 어린이집 원장들은 사태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지만 "현재 논의되는 방지책이 CCTV 설치 등 감시와 처벌 위주로만 치우쳐있다"고 지적했다.
13년째 대구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한 문경자 교사는 "2년전 대구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며 "열악한 보육현장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지금까지 대구시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보육 현장의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 보육계의 시각이다.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로 10시간 넘게 일하는 열악한 근무 여건은 교사들이 보육현장을 떠나게 하는 큰 걸림돌이다.
대구 모 어린이집 김계자 원장은 "교사 인성, 자격제도 등 강화해야 한다는데 공감하지만, 근무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교사 채용조차 힘든 게 현실"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현장 관계자들은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사의 자질을 검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대구시의회 윤석준 교육위원장은 "문제는 결국 재원"이라며 "정부가 나서 보육현장 개선 대한 논의를 허심탄회하게 진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