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과 대화나누는 원희룡 제주도 지사 (서울시 제공)
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 지사가 10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혁신정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차 서울시청을 방문했다.
박 시장과 원 지사는 서로에게 '진정한 혁신가' '통찰력 있는 혁신가'라고 덕담을 나눴다.
박 시장은 특히 원 지사가 "공무원들이 검증된 것은 완벽하게 해내는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바깥 이야기를 과감하게 들여오는 것은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며 '혁신'을 강조하자 "원 지사와 나는 '혁신당' '협치당'을 새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시와 제주도는 ▴전기자동차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중국 관광객을 위한 관광 상품 개발 ▴제주도 농·수·특산물 직거래 활성화 ▴서울시민을 위한 제주 캠핑촌 등 시민교류공간 조성 ▴청소년 간 역사·문화·농촌 체험 활성화 ▴서울-제주공무원 인적교류 확대 등 7가지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원 지사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강연을 통해 도지사로서 8개월간 다양한 행정경험을 진솔하게 전달했다.
원 지사는 요즘 외지인들을 만나면 '제주도 땅과 자연을 지켜주세요' '제주의 정체성을 지켜주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자신이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제주도를 난개발이 아닌 청정자연의 국민휴양지로 만들기 위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중국측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지난 8월 중국의 <환구시보>는 "제주도의 새지사가 '반중국 성향'을 갖고 중국인의 투자를 막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다. 한라산 주변지역의 368개 오름과 곶자왈(돌위에 나무가 있는 지형.제주의 특이한 자연지형) 등지에 대한 대규모 개발을 금지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측은 "중국 투자가가 제주시에 56층의 빌딩을 짓도록 허가받았으나 원 지사가 취임한 뒤 사실상 공사진행을 막고 있다"고 반발했다.
원 지사는 "지방선거 기간에 56층 건물에 대한 건축허가가 승인됐으나 56층 건물이 한라산 오름의 곡선과 맞지 않고 제주 경관에도 생뚱맞다"며 사업승인을 늦췄다.
원 지사는 "당사자들과 대화끝에 현재는 38층까지 올리는 것으로 수정한 상태라며 지금도 38층을 짓도록 해야할 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에 58층을 건물을 보러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경관을 보러온다는 신념과 배치된다는 거다.
원 지사는 중국측이 '반중국 정서'를 들고 나오자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해 40여개 언론과 인터뷰를 갖거나 방송에 직접 출연했다.
제주 난개발 방지조처가 '반중국 정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제주의 가장 큰 장점인 자연환경을 보존해 동아시아의 '보물섬'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한때 홍콩과 싱가폴 모델을 따르는 '홍가폴 제주모델'을 추구했으나 이제는 더이상 '홍가폴 모델'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콩과 싱가폴은 서구의 동아시아 지배를 위한 군사요충지였고 이를 토대로 금융.물류중심지로 발전했는데 제주도는 이들 도시와 견줄 수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자연.문화.미래청정산업이 조화된 섬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고구마같은 섬인인데 '큰 쉼표' '힐링과 재충전의 휴양지로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 2020년까지 풍력을 비롯한 100%청정에너지로 전환해 관광과 농업이 연계된 스마트한 도시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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