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센텀호텔이 운영권을 둘러싼 내홍에 휩싸였다. (부산CBS/박중석 기자)
부산의 대표적 레지던스 호텔인 해운대센텀호텔에서 운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호텔 프런트를 차지하기 위해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용역직원을 동원하는 파행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11시쯤 부산 해운대센텀호텔 로비에 건장한 체격의 남성 80여 명이 들이닥쳤다. 호텔 객실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A사가 동원한 이들은 호텔 프런트와 전산실을 다음날 아침까지 점거했다.
일반 숙박객들까지 보는 앞에서 빚어진 이번 사태의 발단은 객실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호텔 측에 따르면 전체 540여개 객실 중 220여 객실을 소유한 B소유주는 최근 불투명 운영을 이유로 A사에 계약 해지를 신청한 뒤 새 법인인 C사에 위탁운영을 맡겼다.
사태가 불거진 날 오전 C사 측에서 운영 준비를 명목으로 프런트의 절반을 사용하려고 하자, A사가 물리력을 동원해 프런트를 점거한 것이다.
A사 측은 "C사가 먼저 용역직원을 동원해 프런트와 전산실을 차지했다"며,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위탁 해지 신청을 해온 객실은 내년 말까지 계약이 되어 있어, 객실 운영권은 여전히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A사 관계자는 "계약해지가 아니라 해지 신청을 한 단계일 뿐이다"며 "최초 10년 계약을 한 상황이어서 내년 말까지 계약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해운대 센텀호텔 로비에 운영권 분쟁을 둘러싼 경고문이 붙어있다. (부산CBS/박중석 기자)
하지만 C사 측은 A사의 동의를 얻어 프런트의 반을 사용한 것이라며, A사가 물리력을 동원해 무차별 점거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 A사 대표가 횡령혐의로 법정 구속된 만큼 한쪽의 신뢰가 무너지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 조항에 따라 충분히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사 관계자는 "A사 대표의 회삿돈 횡령 등 각종 불투명 운영에 실망한 소유자들이 계약해지를 신청한 것"이라며 "한쪽의 신뢰가 무너진 이상 계약해지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A사 측은 C사 관계자와 일부 객실 소유자 등 5명을 영업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C사도 같은 혐의를 물어 맞고발을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앞으로 220여 객실에 대한 계약 해지 문제와 한 지붕 두 영업을 놓고도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센텀호텔의 내홍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