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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여승무원 "교수직때문에 위증한 적 없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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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증인출석… 조 전 부사장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제 이름 석자와 유니폼 입은 사진을 보고 '끝까지 기억하겠다', '비행기 타면 이 승무원부터 찾겠다'는 댓글이 너무 많습니다. 이제는 유니폼도 입을 수 없고, 회사 복귀는커녕 밖으로 나가지도 못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30일 오후 서울 서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2차 공판이 열린 303호 법정. '땅콩 회항'의 또다른 피해자인 대한항공 여승무원 김모씨는 증인석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며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교수직을 위해 위증한 사실이 없다"고 호소했다.

◇ 여승무원 "교수직 회유 뿌리쳤고 위증 안해… 오해 풀고 싶다"

김씨는 지난달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편 항공기에서 조현아(41) 전 부사장에게 '견과류 서비스가 잘못됐다'는 이유로 박창진 사무장과 함께 폭언·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김씨가 "대학 교수직을 주겠다"는 회사의 회유로 국토교통부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한 허위 진술을 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면서 '박 사무장을 배신했다'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김씨는 "검찰에 휴대전화가 압수되자 회사는 어머니에게 연락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과를 받으라고 요구했다"며 "회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려면 큰 이벤트가 필요하다,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찾아가는 공개 사과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교수직을 제의 받았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며 "조 전 부사장과 회사측 관계자를 피해 4일간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에 대해서는 "당시 박 사무장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조언도 구했는데, TV에 나와 내가 허위진술한 것처럼 행동했다"며 "어떻게 박 사무장에게는 내가 교수직을 허락하고 위증한 것처럼 보였나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본인의 신상이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공개된 것에 대한 두려움도 토로했다.

김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한항공 입사만을 바라보며 노력했는데 이제 인터넷에 이름과 사진까지 유포됐다"며 "회사로 복귀하기는커녕 이제는 유니폼을 입을 수도 없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울먹였다.

김씨는 이어 "어떤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에서도 위증한 적이 없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오해를 풀고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 조현아 전 부사장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라고 묻자, 조 전 부사장은 고개를 숙인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짧게 답했다.

'땅콩회항' 사건의 2차 공판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증인 자격으로 출석해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윤성호 기자)

 

'땅콩회항' 사건의 2차 공판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증인 자격으로 출석,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조양호 회장, "이유야 어쨋든 승무원 내린 일은 잘못"

이날 재판정에는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66)도 증인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 현관에서 약 2분간 "법정에서 성실하게 대답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던 조 회장은 법정에 들어서서 "이유야 어쨋든 비행기에서 승무원을 하기한 일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이유야 어쨋든'이라는 표현이 무슨 뜻이냐"고 따져묻자 조 회장은 "제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건의 발단과 진행경과도 해외에 있느라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사무장에 대해서는 "모든 직원을 대신해 답할 수는 없지만, 대표이사로서 열심히 근무할 수 있도록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기 위해 수시로 담당임원을 면담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사무장이 굉장히 참담할 수도 있지만, 오늘 회사에 와서 의사와 면담한 결과 다시 운항에 나서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며 "다음달 1일부터 근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법정을 나선 조 회장은 "부모의 입장으로서 왔다"며 "(박 사무장에 대한)약속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 검찰, 여 상무 상대로 증거인멸 및 은닉 교사 혐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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