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역고가 차량길을 사람길로 바꾸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박 시장은 노후되어 수명이 다한 서울역고가 총 938m를 사람길로 재생하고 서울역 광장, 북부역세권 등으로 통하는 17개의 보행로로 연결한다고 밝혔다. 박종민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 고가를 재생시켜 인근 남대문 시장과 서울역·중림동 지역의 경제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역고가도로 재생'이 대표적인 공약이자 브랜드가 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938m의 서울역 고가길을 철거가 아닌 재생으로 사람들이 걷는 길을 만들고 서울역과 남대문시장간 도보관광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역 고가 차량길을 사람길로 바꾸는 '서울역 7017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역고가 ‘17개 보행길’ (서울시 제공)
7017이란 1970년대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를 2017년에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말한다.
서울역 고가는 만리재에서 퇴계로를 동서방향으로 연결하는 왕복 2차선 간선도로로 하루 4만 6천대의 차량이 이용했다.
하지만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후 서울시는 철거를 모색했으나 박원순 시장은 작년 9월 "고가도로를 뉴욕 하이라인파크처럼 보행공간으로 재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서울역 고가도로 재생을 통한 '공중공원 계획'은 박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이 됐다.
서울역고가 공원화 반대 3개구 주민대책위원회가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717 프로젝트 발표와 관련 성명서 발표를 마치고 대체도로 건설 없는 서울역고가 공원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민기자
하지만 중림동과 일부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고가공원을 만들 경우, 4만 6천대나 되는 차량의 흐름이 끊겨 그렇지않아도 어려운 상권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에대해 "그동안 최창식 중구청장(새누리당)은 물론 반대하는 상인 등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현장에 시민실을 설치해 다양한 의견을 끝까지 듣고 답을 찾을때까지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을 설득하는데 직접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발표에서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역 고가 재생을 통해 남대문 시장을 활성화하고 도시 재생을 하는 한편 교통대책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시는 총 938m에 이르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인도로 조성하고 고가도로와 연결된 '17개 보행로' 를 만들어 서울역 고가를 중심으로 퇴계로와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만리동, 청파동을 연결시키기로 했다.
이렇게 보행환경이 개선되면 남대문시장이 살아나고 중림동 등 인근 지역들도 관광객들이 늘어난다는 복안이다.
(서울시 제공)
현재 고가가 시작되는 퇴계로에서 종점지역인 만리동까지 지상 보행로를 이용하면 6번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 등 보행시간이 최대 25분까지 소요되지만 고가 보행로가 만들어지면 최대 14분까지 단축할 수 있다.
박 시장은 "이렇게되면 도심에 집중된 서울의 핵심 문화관광명소를 걸으며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어떻게 재생할 지에 대해 국제현상설계공모를 4월 24일까지 실시하고 △지역별 현장시장실 △정책토론회 △시민대토론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또한 인근 주민을 위한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과 일대 상인들을 위한 '남대문시장 활성화계획' 등 용역을 실시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세계 도시는 사람중심으로 개발방향이 바뀌고 있다"며 서울도 개발에서 재생으로 전환시켜 현재 섬처럼 고립돼있는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상권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