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영상 저작권 수난시대다. 해마다 단속은 강화되지만, 감시망을 빠져나온 저작권 파괴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들은 보다 교묘하고 처벌이 힘든 방법으로 영상 저작권을 유린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영상 저작권 침해의 실태와 그 해법을 세 차례에 걸쳐 연속보도한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
① 아직도 다운로드 하니? 불법 시청 중개시대
② 뛰는 단속 위에 나는 네티즌…불법 다운 도시괴담③ 위협받는 영상 저작권, 안전지대를 찾아라
토렌트 시드 유통 사이트. 토렌트 프로그램 다운로드부터 사용과 공유 방법까지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사진=해당 홈페이지 캡처)
P2P(개인 대 개인 파일 공유 기술 및 행위)가 가니 이번엔 토렌트와 비제휴 웹하드다. 이들은 몇 해 전부터 불법 영상 저작물 다운로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토렌트는 기존 P2P보다 더욱 진화한 '일대다'의 방식을 취한다. 해당 파일을 보유한 다수 사용자들에게서 파일을 조각 형태로 갖고 와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웹하드 등록제 이후, 토렌트의 이용량은 해마다 증가해왔다. '2014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토렌트를 통한 불법복제물 이용량은 8억7,400만 건에 달해 전체 불법복제물 이용량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토렌트의 중심엔 '시드 파일'(Seed File)이 존재한다. 일반 웹하드의 두 배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자료를 다운로드 하기 위해서는 '파일명.torrent' 형식으로 된 '시드 파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토렌트 시스템 상, '시드'를 공유하는 순간 다운로더는 곧 업로더가 된다. 토렌트를 이용해 한 번이라도 저작물을 내려 받은 경험이 있는 모든 이들은 불법 업로더라는 이야기다. '일대다' 시스템에 의해 특정 파일 조각을 다운로드했을 때 해당 조각이 없는 다른 이용자가 있다면 동시에 조각이 전송되기 때문이다.
이런 토렌트의 특성 탓에 많은 일반 다운로더들은 당국의 단속이나 권리자의 신고를 통해 저작권 위반으로 처벌받았다. 최근 토렌트 이용자들 사이에 '시드'와 다운로드 기록을 삭제하는 방법이 널리 퍼진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시드 파일'을 제공하는 각종 토렌트 사이트들은 여전히 정상 영업 중이다. 자신도 모르게 파일을 업로더한 100명의 다운로더를 단속해도, 정작 불법 영상 저작물 다운로드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채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
저작권보호센터는 26일 CBS노컷뉴스에 "웹하드 등록제 이후 풍선효과로 토렌트의 이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토렌트는 '시드 파일' 유통이 가장 큰 원인이자 문제이기 때문에 유통 사이트와 업로더에 대한 집중 단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똑같은 영화에 똑같은 용량이지만 제휴 콘텐츠(위)와 비제휴 콘텐츠(아래)는 10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난다. (사진=각 웹하드 캡처)
토렌트만큼은 아니지만 비제휴 웹하드도 불법 영상 저작물 다운로드의 선봉에 서 있다.
비제휴 웹하드는 일반적으로 신생 웹하드라고 볼 수 있다. 이들 웹하드는 방송사, 영화사 등의 권리자와 콘텐츠 제휴를 맺지 않은 상태에서 1GB(기가바이트) 당 100원의 가격을 책정해 콘텐츠를 판매한다.
제휴 웹하드라면 용량에 관계없이 한 편 당 1,000원에서 10,000원까지 지불해야 하는 영상 저작물들을 훨씬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다.
비제휴 웹하드가 난무할 경우, 웹하드와 방송사, 영화사 등이 합법 유통 및 '콘텐츠 제값 받기'를 위해 맺는 제휴 콘텐츠 계약도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용자들은 똑같은 콘텐츠라면 더 싼 값에 내려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중앙회에서 저작권관리사 교육을 맡고 있는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저작권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개념이고, 우리가 체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게 된다"면서 "영화관에 가서 보는 가격과 다운로드 가격이 똑같으면 싫은 것이다. 그런데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 불법적 경로나 비제휴 웹하드 등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