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혁신은 세상에 온기만 불어넣지 않는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고 있다. 질서의 재편으로 떠밀려나는 이들에게서 저항의 움직임도 보인다. CBS노컷뉴스는 인간과 디지털 기술 간 공존의 길을 모색해 보는 ‘디지털 러다이트-파괴가 아닌 상생’ 5회 연속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글> |
①셀카봉과 드론택배…내 일자리를 빼앗다 ②뛰어봤자 GPS·스마트폰 안…‘유리감옥’ 속 우리 ③‘디지털 포식자’ 원격진료와 우버택시에 맞서 ④라디오DJ와 스마트오디오, 최후의 승자는? ⑤디지털 러다이트 달래는 디지털 하모니의 첫걸음 |
치킨가게 자료사진
“높은 수수료는 부담이지만 배달앱이 차지하는 주문이 늘어나니 계약을 끊어버리면 매출에 타격이 오죠.”
“배달앱이 연예인 광고를 많이 하고 쓰기도 편해서 원룸에 사는 젊은 층들에게서 주문이 몰리는데 전단지나 상가책자도 안 돌릴 수도 없어서 이중 부담이예요.”
서울 목동에서 각각 족발가게와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들의 말이다.
이처럼 기술의 혁신은 분배의 위기도 가져왔다.
“요즘 누가 전화해요?”라는 광고 문구처럼 스마트폰 배달앱(Application)은 골목상권 가게들을 빨아들이는 '디지털 포식자'로 부상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을 거부하지 못 하지만, 한편에선 능동적 생존 전략을 강구하고 있기도 하다.
배달 음식점들의 모임인 한국배달음식업협회는 수수료가 없는 ‘디톡’이라는 자체 배달앱을 만들어 배달을 갈 때마다 이용을 호소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
현재까지 등록된 업체는 6만 8천여 곳.
배달음식업협회 박창영 이사는 “대형 배달앱 회사들과 관계 맺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의존도를 낮춰보려고 디톡을 개발했다”면서 “이용자가 늘수록 수수료 인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과 당국의 단속으로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가 주춤하는 사이,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합법적 콜택시 서비스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다.
올해 상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택시’는 기존 택시와 손잡고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톡 계정과 연동돼 접속이 쉬운데다 스마트폰 GPS를 활용해 탑승지로 정확하게 택시가 올 수 있고, 간편 결제가 가능한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거주하는 집의 남는 방으로 여행객들에게 숙박을 제공한다는 ‘에어비앤비’를 둘러싸고 숙박업계의 논란이 빚어지는 사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에어비앤비법’을 만들어 냈다.
임대 기간을 제한하고 보험 가입과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다.
법규정이 공유경제를 가로 막는 ‘암덩어리’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품은 울타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