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실화 혐의자 "불 날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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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운전자 김모씨 영장실질심사 출석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 짜리 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로 4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의 아파트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윤창원기자

 

지난 10일 오전 9시 14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김모(53)씨는 이날 평소대로 아파트 1층에 자신의 4륜 오토바이를 주차했다. 그런데 키가 빠지지 않았다.

추운 날씨 탓으로 생각한 김씨는 라이터로 키박스를 녹여 키를 빼낸 뒤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 사이 오토바이에서는 불꽃과 함께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전체로 불이 번지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불길은 옆에 있던 차량들에 이어 아파트로 급속히 번졌다.

불길이 입구를 막아 아파트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김씨도 불길과 연기에 갇혔다. 황급히 지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소방대원에게 구조됐지만, 연기를 마시는 등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 대형화재가 자신의 오토바이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경찰조사를 받은 김씨는 두려움에 라이터로 키박스를 녹인 사실을 숨겼다. "키가 잘 돌아가지 않아 살폈던 것 뿐"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CCTV를 정밀 분석한 경찰은 김씨가 라이터를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이 추궁하자 결국 김씨는 이를 실토했다.

지난 2007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의 4륜 오토바이는 두 달 전 지인에게 넘겨받은 뒤 인터넷을 통해 산 부품으로 수리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라이터를 사용했을 때 전선 피복이 녹는 바람에 합선이 일어나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일 실화(失火) 및 과실치사상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김씨는 21일 오전 10시쯤 의정부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거동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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