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4년간 1600만 달러(약 173억원) 계약 합의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강정호(28, 넥센 히어로즈)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기회만 꾸준히 주어진다면 그 성적 이상은 할 것 같은데요."
미국으로 출국하는 강정호(28)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기회만 꾸준히 주어진다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강정호는 14일 인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꾸준히 기회만 준다면 어느 정도 잘 할거라 생각한다. 부상을 안 당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기회만 꾸준히 주어진다면 그 성적 이상은 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강정호가 말한 그 성적은 바로 피츠버그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의 성적이다. 머서는 지난해 타율 2할5푼5리, 홈런 12개를 기록했다.
마지노선은 전반기다.
강정호는 "스프링캠프 기간은 확실히 몸이 만들어지지 않을 때고, 준비 과정이라 좀 짧다. 전반기 이내로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최대한 내가 했던 대로 할 생각"이라면서 "(포지션은) 아직 잘 모르겠다. 구단 사정을 몰라 가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유격수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SPN은 13일 강정호와 피츠버그가 4년 16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성적에 따라 1년 옵션이 붙는 계약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현재 강정호의 에이전트 앨런 네로가 피츠버그와 만나고 있는 상황. 강정호가 미국으로 간 뒤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계약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강정호 역시 마이너 거부권 같은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정호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긍정적이다.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다. 가서 이야기해봐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크게 잡힌 것은 없다. 긍정적으로만 이야기하고 있고, 중요한 것은 가서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가서도 딱히 기술적인 부분은 바꾸지 않을 계획이다. 장타가 장점이고, 피츠버그도 그런 부분을 원한 만큼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미국 생활 적응에 초점을 맞출 생각.
강정호는 "언어 소통이 가장 중요하고, 얼마나 마음이 통하냐가 중요할 것 같다. 기술적으로는 야구는 똑같으니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 그 외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면서 "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장타에 대한 욕심이 있다. 그게 장점이다. 내가 봤을 때는 메이저리그에도 스윙할 때 킥하는 사람이 많다. 메이저리그에도 그런 선수가 많기에 굳이 바꾸려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