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공장의 질소가스 누출로 인한 사상자 6명 발생 사고는 지난해 말 이 회사가 안전비상훈련을 한 지 불과 13일 만에 발생했다.
작년 말 훈련은 패널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돼 인명 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하고 비상연락과 사고 전파, 보호구 착용 등 초기 대응, 현장 지휘와 방재활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사전 예고 없이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이 회사는 사고 발생 3분 만에 최고경영진까지 사고 전파가 이뤄지고, 15분 만에 인명 구조와 누출 사고 수습이 완료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협력사 안전관리 경진대회, 10월 서울·인천·경기·경기북부 등 4개 소방재난본부와 관계기관 등 50개 기관·단체에서 1천200명과 장비 110대를 동원, 긴급구조훈련을 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구미공장은 지난해 100회 넘게 비상훈련을 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잇단 유독물질 누출·폭발 사고 예방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고,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화두로 떠오르자 이 회사도 발맞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구본무 그룹 회장과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인 한상범 사장이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하고, '협력업체도 예외 없다'고 강조하면서 '안전경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사고는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고 관리가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사고는 낮 12시 43분께 발생했으며, 119신고는 12시 50분께 이뤄졌지만,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숨졌다.
긴급 보수작업도 아닌 정기적인 점검 및 보수 과정에서 사상자가 여러 명 발생한 것이다.
이방수 전무는 "협력사 직원들이 챔버안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LG직원들이 발견, 응급조치를 하면서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700∼1천억원을 들여 각종 안전 훈련과, 낡은 시설 교체 등을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며 "현재 소방, 경찰서 등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상한 직원들의 빠른 회복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 최근영(40·여) 씨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유해화학물질 취급 업체의 안전 의식을 더 높이고 설비를 확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