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탈출여성>
-토요일 오전, 비상벨 소리에 깨
-연기 자욱, 2층 창문으로 뛰어내려
-순식간에 불타, 무너지는줄 알았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오토바이 과열이 화재로 발전한듯
-건물간격 1m, 규제완화가 화 키워
-가연성 외벽, 유독물질 300배 이상
-1층이라도 스프링클러 설치했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000 (2층 탈출 여성),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지난 토요일 오전 발생한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로 많은 청취자들께서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망자 4명, 부상자 124명으로 인명피해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화재도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도 있었던 인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화재 상황은 어땠는지 아파트 주민의 증언을 먼저 들어보고, 이렇게 피해가 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 의견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화재 당시 탈출에 성공한 아파트 거주민의 증언 듣겠습니다.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 짜리 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로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가 진압된 건물이 검은 그을음으로 뒤덮여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 안녕하세요.
◇ 박재홍> 참.. 안녕하시냐는 인사를 드리기 민망한데요. 현재는 어디 계신가요?
◆ ○○○>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이에요.
◇ 박재홍>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계신 거고요. 어디를 다치신 거예요?
◆ ○○○> 저는 2층에서 뛰어내리면서 허리랑 팔이랑 다쳤어요.
◇ 박재홍> 얼마나 많이 아프셨겠습니까? 빨리 완쾌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잠시 화재 당시인 토요일 오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선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언제 처음 아시게 된 건가요?
◆ ○○○> 제가 아침에 비상벨 소리에 깼어요. 그런데 비상벨이 자주 오작동을 했었거든요.
◇ 박재홍> 화재 비상벨이요?
◆ ○○○> 네.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오작동인가 보다’하고 누워 있었는데 비상벨 소리가 너무 계속 울렸고, 또 뭔가 ‘우수수 우수수’ 소리도 나고 뭔가 이상해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었더니 이미 자욱하게 연기가 있더라고요. 이미 1층 쪽 내려가는 길은 까맣게 연기가 있었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뛰어내린 2층 끝 쪽에 방이 하나 있어요.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그쪽 방으로 들어가서 2층에서 자동차 위로 뛰어내린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2층에서 나오시려고 하는데 소방차라든지 충격을 완화해 줄 쿠션이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끼리 2층 끝쪽 방 창문으로 가서 그냥 뛰어내린 것이군요?
◆ ○○○> 네. 누군가가 끝 방에 있는 그쪽 창문으로 뛰어내려야 한다고 해서 그때 거기로 뛰어내려서 산 것 같아요. 만약 그때 못 뛰어내렸으면 연기 때문에 못 나왔을 거예요.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았거든요.
◇ 박재홍> 뛰어내리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아래를 보니까 공포감이 있었을 텐데.
◆ ○○○> 일단 공포감이 있었지만 뛰어내렸죠. 왜냐하면 제가 안 뛰어 내리면 뒤에 있는 사람이 계속 연기를 맡아야 되잖아요. 제 앞에 있던 어떤 여자 분이 무서워서 못 뛰어내린다고 할 때 그때 저는 이미 연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 여자 분을 약간 밀치고 막 뛰어내렸거든요. 저는 다행히 좀 많이 안 다쳤는데 뛰어내리면서 다친 사람도 되게 많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 자동차 위로 떨어졌는데 안전장치나 쿠션 같은 게 전혀 없으니까, 2차적으로 차에서 튕겨나가 다치신 분이 많았군요?
◆ ○○○> 그렇죠. 저를 포함해서 2층에서 뛰어내린 사람들이 밖에 나왔을 때도 금세 불길이 잡힐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때까지도 경찰차나 소방차 같은 게 없었거든요. 그 후에 금세 불길이 막 솟기 시작했고 한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소방차랑 구급차 같은 것들이 와서 소방작업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 박재홍> 소방차가 30분이 지나서 왔습니까?
◆ ○○○> 그러니까 뛰어내리면서 발을 다친 사람들, 감각이 없다는 사람들이 막 소리치는데 그때도 뭐 별다른 조치가 없었어요. 구급차는 한참 후에 왔고요.
◇ 박재홍> 거의 뭐 30분 동안 아비규환이었던 그런 상황이네요.
◆ ○○○> 그렇죠. 그리고 검정색 연기가 1층에 너무 많았기 때문에 현관으로 나온 사람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다들 막 다른 데로 뛰어내린다든지, 파이프를 잡고 내려온 사람도 있더라고요.
◇ 박재홍> 2층에서 뛰어내린 뒤에 도로에 앉으셔서 불길을 보셨을 것 아니에요. 불길이 어땠습니까? 계속 활활 타서 올라오고 연기가 자욱하고...
◆ ○○○> 연기가 정말 무섭게 올라갔어요. 밑에서는 계속 팡팡 소리가 났거든요. 막 ‘건물이 무너지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재홍> 어떻게 하다 이렇게 사고가 크게 났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당장 돌아가실 집도 없으시고 생업에도 지장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 ○○○> 일단 저는 그런 거 생각이 안 나고 일단 몸을 추슬러야 하니까 병원에 당분간 입원해서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박재홍> 선생님 힘드실 텐데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몸조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가 발생한 지역에서 탈출했던 거주민의 증언을 들어봤습니다.
◇ 박재홍> 이어서 화재 원인과 피해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의 공하성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공하성> 네, 공하성입니다.
◇ 박재홍> 일단 우선 화재 원인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네요. 1층에 주차돼 있던 사륜 오토바이가 발화점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CCTV를 보니까 주차를 하고 난 뒤에 화재가 발생을 했더라고요. 이게 가능한가요?
◆ 공하성> 오토바이 자동차 엔진은 운전 후에도 항상 열이 발생이 됩니다. 이렇게 엔진이 과열된 상태에서 가연물이 접촉된다든가 담뱃불이라도 닿게 되면 화재로 순식간에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게 해서 화재가 났는데 이 불이 또 어떻게 우편함에 붙게 됐을까요?
◆ 공하성> 제가 판단하기에는 기름이 일정 부분 유출이 돼서 우편함까지 옮겨가서 화재가 난 것으로 보이는 데요. 또 요즘 우편물을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편함이 일반적으로 쓰레기통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편함 자체 내에도 가연물이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우편함에 불이 옮겨 붙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오토바이에서 기름이 샜을 가능성을 제일 높게 보시는 거군요.
◆ 공하성> 그렇습니다. 하지만 방화에 의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에 의도적으로 불을 질렀다고 하면 다른 차량에 쉽게 불이 옮겨 붙어서 오피스텔 전체로 불이 쉽게 옮겨 붙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 박재홍> 화재 순간을 보면 불꽃과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옆 건물로 번졌는데요. 굉장히 빠른 시간에 번졌는데, 이게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나 봅니다?
◆ 공하성> 이번처럼 건물 간격이 1m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인접 건물로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던 겁니다.
◇ 박재홍> ‘건물 간격이 1m다’ 이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 공하성> 원래 오피스텔 같은 경우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라고 해서 법을 많이 완화시켜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기본적으로는 6m 이상으로 건물 간격 규정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경우는 국민 생활의 편리, 건축비 상승 같은 것들로 인해서 법적으로는 1m로 완화시켜 놓은 것이죠. 그 외 부분은 자율적으로 소방시설을 설치한다든가 이렇게 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 박재홍> 오피스텔 외벽이 스티로폼 패널이었기 때문에 유독 연기가 유독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이런 요인들도 있겠네요.
◆ 공하성> 아주 높습니다. 스티로폼 같은 경우에 일반 다른 물질에 비해서 300배 이상의 유독가스가 발생합니다.
◇ 박재홍> 300배 이상의 유독가스가 난다는 말씀이고요. 목격자 말에 따르면 ‘당시 1층에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전혀 작동이 안 됐다고 하더군요. 이건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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