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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배달 아주머니의 '이웃사랑'…전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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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대연동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김장나눔 봉사 십수년째 이어져…

십수년째 김장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서원 씨

 

요구르트와 김치. 얼핏 생각하면 어색한 조합이지만 부산의 한 지역에서 60대 유제품 배달 아주머니가 김치를 담가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벌여 전국적인 이웃사랑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산균 제품이 가득 담긴 손수레와 함께 남구 대연동 곳곳을 누비며 새벽을 여는 이서원(68) 씨.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이 씨의 손수레에는 음료 제품 말고도 손수 담근 김치도 담겨 있다.

배달 35년 차인 이 씨가 새벽녘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들은 폐지를 줍는 독거노인이다.

이 씨는 십수 년 전, 이들로부터 김치도 없이 끼니를 때운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워만 할 수 없어 집에서 직접 만든 김치를 가져와 배달 길에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다.

"폐지 줍는 어르신들께 김치를 건네면 며칠 뒤 이분들이 길거리에서 홍보물로 받아온 휴지나 사탕 등을 제게 가져다주셔요. 어떤 분은 뭐라도 전해주기 위해 몇 시간을 저를 찾아 돌아다니시기도 했대요. 제가 드리는 것보다 열 배 이상의 따듯한 마음을 돌려받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이 씨의 이같은 나눔 활동에 동료들도 하나둘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2001년에는 대연동 영업점 동료 20명과 함께 사무실에 모여 지역 어르신에게 나눠줄 첫 김치를 담그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김치 나눔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부산 전역의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이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전국 6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 행사로 확대됐다.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려는 이 씨의 이웃사랑은 이뿐만이 아니다.

 

우연히 배달 중에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가 많다는 소식을 알고는 동료들과 함께 동전 모으기를 시작했다.

사무실에 저금통을 비치해놓고 틈나는 대로 한푼 두푼 집어넣었는데, 아무도 예상치 못한 2천만 원의 거액이 모여 한국백혈병 소아암협회 부산지부에 기탁할 수 있었다.

이 씨는 "나에게는 조그만 재물이라도 절실한 이들에게는 목숨도 살릴 수 있는 기부의 힘"을 강조한다.

이웃을 향한 이 씨의 작은 관심이 주변 사람들도 기부에 동참시키면서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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