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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한 방산비리수사…大魚급 무기로비스트 종적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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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서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현판식’을 갖고 인사말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 합동수사단이 강도높은 방산비리 수사를 천명하고 있지만 일부 대어(大魚)급 무기중개업자들은 해외 등지로 이미 종적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알져졌다.

이에따라 문민정부때 율곡비리에 이어 최대규모로 이뤄지는 이번 방산비리 수사가 '권력형 거물'들은 잡지 못하고 '생계형 비리자'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군·검찰에 따르면 검찰의 '방산비리 합수단'과 감사원의 '방산비리 특감단'이 동시에 출범하면서 방위사업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방산비리 수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하지만 대규모 정부 합동단속반의 본격 수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대어급 무기로비스트들'이 자취를 감추거나 해외로 도피하고 있다는 첩보가 검찰과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방산업계에서는 정부가 합동단속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기중개업자들이 일제히 활동을 멈추고 그 가운데 일부는 이미 해외 등지로 종적을 감추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방산비리 수사는 통영함 비리 사건으로 촉발됐고 미처 충분한 내사를 벌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규모가 큰 무기중개상과 중개업자들이 그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해외거래가 많은 방산비리 수사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번 방산비리 수사가 올 여름 '원전비리' 수사처럼 정부 부처 핵심관계자 등 고위급들의 비리는 놓치고 실무진의 비리만 종합한 '생계형 방산비리'만 파헤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해외거래를 수반한 규모가 큰 방산비리도 이번 수사의 중점 대상이며 이미 내사자료도 갖고 있다"며 "그러나 해외무기거래 수사는 해당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산비리 합수단의 핵심 타깃은 2006년 출범한 '방위사업청 방산비리'

이런 가운데 검찰 합동수사단의 방산비리 수사로 지난 20006년에 발족한 방위사업청이 전면적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됐다.

방산비리 합수단 관계자는 앞서 "방사청이 설립된 지난 20006년 이후 방위사업청의 모든 사업이 이번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방사청은 '고위급 군납비리'를 막는다는 목적으로 노무현 정권때 세워졌으나 이명박 정부때부터 시작된 대규모 육.해.공 각종 무기소요.획득 사업에서 비리가 곪어 터져나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주요 무기사업에서 무기중개업자들의 집중된 로비를 받아왔고 무기 시장에서 '갑중의 갑'으로 행세하면서 일부 대령.중령으로 구성된 실무 군공무원은 물론 민간공무원들도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과거 군납비리는 고위급들의 '권력형 비리'였다면 방사청의 방산비리는 '생계형 군납비리'라며 방사청의 구조상 비리가 생성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사청에 근무하는 군공무원의 경우, 중령은 은퇴시기가 53세이고, 대령도 55세 등으로 짧아 군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구조이기때문에 은퇴 후 생계 걱정에 쉽게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터져나온 통영함 비리로 구속된 방사청 상륙함사업팀 최모 전 중령(구속)도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대위 때부터 방사청으로 들어와 무기 중개업자의 집중 로비를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 전 중령은 같은 해사출신이자 국내 4대 무기중개업체로 알려진 O사의 김 모 부사장(대령출신.해사 29기)으로부터 집중관리를 받아 온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해사 동기인 전직 해군참모총장과도 깊은 교분을 가진 것으로 군 안팎에서 알려져 있다.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검은머리 외국인과 무기 중개업자들의 로비 전쟁터 '방사청'

방사청에서 비리가 고착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군무기 사업 특성상 방사청이 운영하는 예산 가운데 1/4만 공개입찰로, 나머지 3/4은 수의계약으로 이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전력증강 문제점과 방산비리 의혹은 47건에 달했고 국방부 조사 결과 이 중 25건이 사실로 드러났는데 통영함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비리'(HMS소나)비리는 대표적 사례다.

통영함에 군작전수행능력이 불가능한 불량 소나를 납품했다가 구속된 강모씨는 미국 뉴저지주에 '하켄코'라는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회사를 세웠다.

강씨는 국내 무기중개업체인 O사의 부사장인 김모 전 해군대령을 동원해 방사청 최 전 중령을 포섭한 뒤 소나를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강씨는 전형적인 검은머리 외국인이다.

군 관계자는 "강씨같은 검은머리 외국인이 현지에서 미 방산업체들을 동원할 수 있는 것처럼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내 지사도 만들어놓은 다음 무기중개상을 동원해 방사청 직원들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방산비리 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미 방산업체에서 생산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일반 어업용 어군탐지기를 마치 군용 소나인것처럼 위장해 납품했고 해군에서 문제를 지적하자 '참치.고등어 잡이용 어군탐지기'를 다시 납품하는 등 한국 해군은 강씨와 중개업자들 사이에서 어처니구없는 농락을 당하고 말았다.

5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방사청의 최 모 전중령의 뇌물 수수 방법 또한 교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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