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손해사정인들의 공정성이 여전히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손해사정인들은 보험 계약자들이 사고나 부상, 피해를 입었을 경우 그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사는 손해사정인들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보험금 지급 여부와 액수 등을 결정한다. 소비자나 보험사 모두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손해사정인들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손해사정의 공정성 논란이 그치지를 않고 있다.
보험계약자인 58살 오 모씨는 지난 겨울 눈길을 미끄러져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오 씨는 수술비 등을 청구했으나 손해사정사를 자회사로 둔 모 보험사는 청구금액의 50%만 지급하겠다고 맞섰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보험국장은 "보험사의 경우 손해사정사를 자회사 형태로 갖고 있다"며 "이럴 경우 보험사 입장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또 "독립 손해사정인이라고 하더라도 보험사로부터 영업을 따내야 하는 갑-을의 관계에 묶일 수 밖에 없다"며 "다음에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보험사에 실적을 보여줘야 하는데, 실적이라는게 보험금을 깎는다든지, 지급하지 않았다든지 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손해사정인들은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를 깎기 위해 보험계약자의 과거 질병경력 등을 마구잡이로 뒤지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무리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이 국장은 전했다. 또한 보험금 액수를 맞춰줄 수 있다며 사실상 '브로커' 역할을 하며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손해사정인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 손해사정'(보험사가 자회사에게 손해사정을 맡기거나 직접 고용하는 경우) 비율을 5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의무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손해사정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보험사가 사전에 소비자에게 고지하는 의무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도 소비자가 손해사정인을 직접 선임할 수 있고, 일부의 경우 그 비용도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지만 보험사 대부분은 이같은 내용을 소비자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자기 손해사정 비율을 강제로 낮출 경우 자회사 인력감축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손해사정인을 직접 선임할 경우 오히려 보험사기의 위험성도 증가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