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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S그룹 구명 로비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신재민(54)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3년6월에 벌금 5300만원, 추징금 9736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성기문 부장판사)는 14일 "고위공무원으로서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회장으로부터 1년여에 걸쳐 9700여만원을 수수함으로써 공무원 직무의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무너트렸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선업체 퇴출이 이어지는 와중에 피고인이 이국철 회장과 지식경제부 차관을 만나게 해주는 등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이 회장이 준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신 전 차관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고 판단해 뇌물죄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던 신 전 차관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뇌물죄가 아닌 알선 뇌물수수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어 "죄질이 가볍지 않고,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요소와, 뇌물수수한 뒤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은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를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차관은 문화부 차관 재임 시절인 2008~2009년 SLS조선의 워크아웃 저지 등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 해외 법인카드를 받아 백화점, 호텔 등에서 1억3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바 있다.
한편 신 전 차관에게 법인카드 2장을 줘 1억300여만 원의 뇌물을 건네고, 선주에게서 받은 선박건조 선수금 1100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중인 이국철(50) SLS그룹 회장은 지난 4일로 정해진 구속 만기일을 초과할 우려가 있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지난달 3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신 전 차관의 2심 재판 선고기일이 14일로 연기되면서 신 전 차관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이 회장에 대한 선고 역시 불가능해졌고, 선고 연기로 현행법상 항소심 재판의 최대 구속기간인 6개월을 초과할 우려가 있어 이 회장을 석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