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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을 준비했는데"…영양교사 준비생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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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사 준비생은 넘쳐나고 현직 교사는 업무과중…정부 "공무원 감축제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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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A씨는 지난 2년 동안 영양교사가 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를 했다.

하지만 A씨는 최근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2013년도 영양교사 선발 정원이 ‘0’명이라는 것.

영양사 B씨도 울분을 토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계약직인 영양사로 근무하며 힘들게 번 돈으로 교육대학원까지 다닌 B씨는 지난 수년간 오로지 ‘영양교사’ 하나만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버텨왔다. 하지만 아예 시험을 볼 기회조차 사라진 것이다.

그동안 76개 대학과 63개 교육대학원에서 교원 임용을 준비해온 1,000여명의 학생들, 학교급식에 종사하며 야간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아예 퇴직하고 임용고시에만 매진해온 전현직 영양사 등 영양교사 준비생 4,000여명의 노력과 수고는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 몇 년을 준비했는데, 시험조차 없어..영양교사 준비생들 뿔났다

행전안전부(이하 행안부)가 내년도 영양교사 선발 정원을 단 한명도 배정하지 않아 임용시험 준비자들의 원성이 치솟고 있다.

전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협의회와 대한영양사협회에 따르면 행안부는 2013년 영양교사 선발인원을 '0명'으로 배정해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

기획재정부는 행안부가 정한 인원을 조정하는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0명'은 사실상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각 학교마다 필요한 영양교사 수를 취합해 260명으로 정해 행안부에 올렸다. 하지만 행안부는 교과부의 배정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영양교사 외에도 전문직인 영양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정규직이더라도 2년 뒤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므로 정규직과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모집인원 ‘0명’은 사실 영양교사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어느정도 예측되기도 했다. 영양교사 제도 도입 이후 영양교사 임용이 매년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영양교사 공개채용을 처음 실시했던 지난 2008년에는 271명이었지만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2010년도에는 52명, 2011년 31명, 2012년 29명에 불과했고, 결국 내년도 모집인원은 ‘0’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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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습관 개선 절실’ 영양교사제도 도입 10년 만에 폐지 수준

영양교사제도는 갈수록 아동 청소년 비만이 늘고, 학생들의 식습관 개선 위한 실천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3년 도입됐다.

당시 급식을 하는 모든 학교에는 영양사가 있었기 때문에 3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둔 뒤 2006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 기간 동안 3년 이상의 영양사 경력이 있는 식품위생직 공무원은 특채를 통해 ‘영양교사’로 전환이 됐고, 전국 63개 교육대학원에 영양전공이 개설돼 영양교사를 배출해낼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또 지난 2009년 2월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학교 급식소에는 '영양교사'를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실은 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교급식법에 있는 “학교 급식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는 직원을 둘 수 있다”는 조항 때문에 정규직인 영양교사 대신 전문직이지만 비정규직인 영양사들의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대한영양사협회 손정숙 사무총장은 “정부가 나서서 영양교사제도를 도입해 대학원 전공까지 개설하도록 해놓고는 공공분야에서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꼴”이라면서 무책임한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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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교사 턱없이 부족, 영양사마저 업무과중..위생관리 우려

교과부의 ‘2011년도 학교급식 실시현황’에 따르면 전국 급식학교 11,476교 가운데 정규직 영양교사는 5,239명(57.5%)으로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나머지 4,017명(42.5%)는 학교 회계직에 속하는 비정규직 영양사이다. 여기에 위탁급식학교 319학교의 영양사까지 포함하면 충원돼야 할 영양교사 수는 4,300명이 넘는다.

이처럼 현재 전국에 배치돼 있는 영양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배치된 영양사마저 과다한 업무 부담으로 아이들 영양 위생 관리가 우려되고 있다.

영양교사들은 매일 2,3끼 식단 작성은 물론 식재료 구매와 검수, 위생 조리관리, 급식시설 관리 각종 장부 서류정리는 물론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입력, 우유관리까지 혼자 담당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인천지역 4개 학교에서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해 200여명의 학생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취재결과 이들 학교에는 영양교사는 전무했고 대신 단 한명의 영양사만 있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양교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무원 감원 정책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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