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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우의 고백 "권력자 술접대 자주 듣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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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연예인 60% 술시중 성접대 제의
- 연예기획사 자격제한 인권교육 절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자 연기자 000씨 (익명),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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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탤런트 고 장자연 씨 사건을 기억하시죠? 최근에는 연예기획사 대표가 여자 연습생들을 성폭행해 오다가 적발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거기다 어제는 장관급의 정부인사가 재벌그룹 총수와 함께 수십차례 여성연예인들 접대를 받았다, 이런 의혹까지 불거졌죠. 여성연예인들을 상대로 한 어처구니없는 사건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여성 연기자 절반이 방송 관계자 또 사회 유력인사들에게서 성접대, 술시중 이런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연일 터져 나오는데 가볍게 넘길 수준이 아닌 것 같죠.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증언을 해 줄 분 어렵게 연결합니다. 여성 연기자고요. 익명으로 연결하죠.

◇ 김현정> 이름은 생략하고 간략하게 본인 소개 좀 해 주시죠.

◆ 000> 저는 20대 초반의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데뷔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000> 데뷔한 것은 이제 한 3년 됐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접대라든지 술자리 제안 같은 것을 받으신 적이 있으시다고요?

◆ 000> “어떤 회장님이랑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잠깐 나와서 인사만 드려라.” “알겠다.”고 하고 나갔는데, 그분들이 저의 허벅지를 만진다든지 그런 일들이 조금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디 회장님과 저녁식사가 있는데 와서 같이 하지 않을래? 라고 해서 나갔는데, 원하지 않는 스킨십이 있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 000> 네. 그리고 한 번은 어떤 방송국 관계자를 만났는데 “안녕하세요.” 이랬더니 저한테 “너, 가슴 사이즈가 어떻게 되냐?” 허리 사이즈랑, 엉덩이 사이즈도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모르겠다.” 그랬더니 약간 살짝 돌려가면서 스폰서 개념의 얘기들을 좀 하시더라고요. 소개해 줄 테니, 그러면서 일단 뒤돌아서 화장실을 한번 갔다 와라. “왜 그러시냐?” 그랬더니. “뒤태를 봐야겠다.”고....

그래서 “화장실 갔다 왔으니까 안 갈 거다. 그리고 저는 이런 자리인 줄 몰랐는데 제 몸을 팔면서까지 이렇게 연예계에 발 들이고 싶은 생각 없다.” 그렇게 말하고 나왔죠.

◇ 김현정> 더 심하게 잠자리 요구 같은 걸 받은 적도 있으세요?

◆ 000> 네, 제가 한 2년 전인가 친구 소개로 어떤 PD, 그때는 PD를 사칭한 분이었어요. 그런데 생김새도 정말 비슷하게 생겼고 그래서 저는 진짜로 유명한 PD인 줄 알았어요. 커피숍에서 만났거든요. 그런데 바로 들어갈 드라마에 주인공의 승무원 친구 역할이라고 하면서 “이걸 하게 되면 항공사 광고도 찍게 되고 이렇게 해 주겠다. 그런데 너는 지금 가진 게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내가 너를 신데렐라로 만들어주는데 너도 나한테 뭔가를 해 줘야 되지 않냐?” 아예 대놓고 노골적으로 “너는 이 역할을 하려면 나랑 잠자리를 같이 해야 된다.”

◇ 김현정> 혹시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는 지인들과 얘기해 보면, 유사한 일을 겪는 분들이 좀 더 있으세요?

◆ 000>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 김현정> 최근에 기획사 대표가 여자 연습생들 성폭행한 사건 들어보셨죠? 이 사건 보면서도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셨겠네요?

◆ 000> 놀랄 일이 아니죠.

◇ 김현정> 이런 유사한 일을 많이 들어보셨다는 말이에요?

◆ 000> 네.

◇ 김현정> 저는 굉장히 놀랐거든요. 어떻게 기획사 대표가 10대 연습생들을 성추행하고, 자기 소속사 연예인들에게도 성폭행을 하라고 시키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인간 세상에 있을 수 있을까 했는데..

◆ 000> 하.... 그러게요...

◇ 김현정> 이런 걸 저항하지는 못합니까?

◆ 000> 그래도 저는 그나마 인간적인 분, 저를 좀 사람으로서 존중해 주는 분들을 만나서 그 정도까지 강요라든가 이런 건 없었는데 ..

◇ 김현정> 그래도 인간적인 분들을 만나서 그 정도였던 거예요?

◆ 000> 그렇죠. 그런데 역할을 주겠다고 해서 이런 것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돈거래가 오가는 경우도 되게 많다고 들었거든요.

◇ 김현정> 스폰서 개념인 건가요?

◆ 000> 네. 그래서 집을 해 주고 차를 해 주고 그냥 품위유지비를 몇 백 만원씩 주고. 그런데 실제로 품위유지비나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돈이 없거나 혹시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 같아도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이야기예요?

◆ 000> 그렇죠.

◇ 김현정> 아까 연습생 같은 경우, 기획사 소속된 연습생 같은 경우에는 뿌리쳤을 경우에 아예 연습생 신분을 잃는, 그 길을 포기해야 되는 이런 상황도 벌어질 수 있겠어요?

◆ 000> 그렇죠.

◇ 김현정> 어제 말입니다. 대기업 회장과 정권의 장관급 인사의 강남 룸살롱, 연예인 술시중 의혹 기사도 보셨는지 모르겠어요?

◆ 000> 네, 헤드라인만 봤어요.

◇ 김현정>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 수도 있다고 보세요?

◆ 000> 너무 저는 자주 듣는 얘기들이라.

◇ 김현정> 자주 듣는 이야기다?

◆ 000> 네. ‘그냥 연기자가 또는 연예인을 하고 싶어 하는 애는 그 자리에 가자마자 그 높은 사람들, 권력이 있는 그 사람들 무릎에 다짜고짜 앉는다.’ 고, 이런 얘기들까지 오고갈 정도니까.

◇ 김현정> 그냥 흘러 다니는 풍문입니까? 누가 그랬다더라 까지 나올 정도로 구체적입니까?

◆ 000> 그냥 매니저들 사이에서 있다 보면 “우리 회사에 연기자 애가 그렇게 했다. 신인연기자 애가 그렇게 하더라.” 이런 얘기들을 직접 들었거든요.

◇ 김현정> 지금 듣다 보니까 연예인 인권 참 비참한 수준이고 왜 이렇게 됐나? 과연 이렇게 해서 연예산업이 정말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도 드는데요. 혹시 오늘 인터뷰하고 나서 익명으로 하기는 했습니다만, 곤란해지시는 건 아닌가요? 괜찮으세요?

◆ 000> 괜찮습니다.

◇ 김현정> 용기 있는 연기자입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여성민우회 안에 여성인권지원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의 활동가 연결해보죠.

◇ 김현정> 앞서서 한 여자 연기자의 고백 들으셨죠?

◆ 이윤소> 네.

◇ 김현정> 어떤 생각 드셨어요?

◆ 이윤소> 저희 상담 사례도 그렇고 여성연예인인권침해 사례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다시 느끼게 되네요.

◇ 김현정> 그런데 저는 들으면서 이게 극히 일부의 일인데, 너무 비약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살짝 되던데 혹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신 적이 있습니까?

◆ 이윤소> 네, 사실 연예인집단이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아 조사를 하는 것이 어렵기는 했지만, 2009년에 여성연예인 인권실태조사라는 것이 작성이 됐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여성연예인 중에서 60.2%는 술시중을 포함한 성 접대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을 했고요.

성적인 농담이나 앞서 사례에서 나왔듯이 몸이나 외모에 대한 평가, 그런 언어적 성희롱은 60% 이상이 경험해 보았다고 했고. 그리고 신체를 실제로 만지는 행위, 성추행이죠. 이런 경우는 31.5% 정도로 나타났고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성관계를 요구받은 경험은 21.5%, 성폭행의 피해를 입었다는 경험은 6.5%로 나타나서 여성연예인의 성적 인권침해 현실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일부를 비약하는 게 아니네요. 지금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보니까.

◆ 이윤소> 네.

◇ 김현정> 인권센터로 찾아와서 직접 호소하는 연예인도 있습니까?

◆ 이윤소> 사실 저희가 피해자 인권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요즘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건들로 인해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캐스팅을 빌미로 술 접대를 강요한다거나 그리고 기획사에서 스폰서 유력인사를 억지로 만나게 해서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한 사건들도 있었고요. 특히 연예계에 데뷔하려는 연예인 지망생들에게는 “네가 스타가 된 이후에 기획사를 옮길지 어떻게 너를 아냐, 너를 믿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누드사진을 찍거나 비디오 촬영을 강제적으로 요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보증서처럼 너의 누드사진을 내가 찍어야 되겠다.' 그런 일이 진짜 있군요?

◆ 이윤소> 네.

◇ 김현정> 최근에 적발된 기획사 대표 사례를 보면 지금 말씀하신 그 정도 수준을 넘어요. 남녀 아이돌끼리 성폭행을 하라고 시키고 그걸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비디오로 찍고 해외 팬들과 그 연예인을 동침시키는 이런 사례도 있고. 엽기적이기까지 한데, 이게 다른 기획사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세요?

◆ 이윤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연예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연예계 활동을 해야겠다는 욕망이 굉장히 강한 분들이신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활동을 하고 성공을 하고 이런 걸 원하시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처해진다고 해서 거절을 하거나 이러기도 쉽지도 않을 거고. 실제로 그들의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를 이용해서 인권침해의 상황이 자행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결국, 원인이 거기에 있는 거군요. 스타가 되려면 참아야 된다. 이런 강요 같은 거. 거부하면 퇴출당하고?

◆ 이윤소> 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성 접대 제의를 받아본 적이 있는 연기자 중에서 절반 정도가 이를 거부했을 경우에 캐스팅이나 광고출연 등 연예활동상에 불이익을 실제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이런 일을 겪고 인권센터에 찾아와서 호소하는 연예인들 그 심리적 상태 분석해 보셨을텐데 대체로 어떤가요?

◆ 이윤소> 당연히 그 상황에 처해 있는 연예인의 경우는 굉장히 고통스럽기도 하고, 또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요.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심리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변의 지원을 받으면서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힘을 얻으시는 분들도 있기도 합니다.

◇ 김현정> 요즘은 세계 자동차, 전자시장 규모보다 연예산업 시장이 더 크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명실상부한 연예산업, 산업 하는 건데 언제까지 성 접대, 노예계약 이런 얘기를 계속 들어야 되는 건지 안타깝습니다. 해법, 없을까요?

◆ 이윤소> 연예인들에게 스폰서 제의가 들어가는 경우들이 요즘에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게 벌어지는 이유가 영세한 기획사들이 난립하기 때문입니다. 자본력이 약하기 때문에 본인의 소속 연예인들에게 스폰서 관계를 맺을 것을 강요하고 이걸로 인해서 기획사의 재정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는데요.

그래서 이러한 기획사들에게 최소출자금을 마련을 하라거나 계약을 할 때 표준계약서 사용을 하라는 등의 원칙을 강제하고 그리고 그 자격을 갖춘 기획사들에게 매니지먼트 운영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이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지금은 그러면 ‘내가 기획사를 열겠습니다.’라고 신고만 하면 되는 건가요?

◆ 이윤소>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제는 자격심사를 해서 정말 표준계약서 제대로 쓰는지 운영을 할 만한 사람이 하는 건지 검증해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이윤소> 네, 그리고 연예인들과 실제로 같이 활동을 하고 있는 기획사 관계자들이나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도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연예인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중적으로 영향력이 큰 스타급 여성연예인들이 여성연예인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는 것도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상황을 개선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앞서서 인터뷰 했던 3년차 신인연예인하고 사전인터뷰를 해 보니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걸 좀 뭉쳐 가지고 한 번에 얘기해 보자, 우리들끼리는 다 아는 얘기니까 힘을 모아보자라고 해도 다들 쉬쉬한다. 특히 스타급 연예인들이 나서줘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다 쉬쉬하고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 라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일은 아닌 것 같고 정말 연예산업이 되려면 무엇보다 개선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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