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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부지검 형사4부는 지난 2일 신종마약을 밀수입한 혐의로 호주 출신 원어민 영어강사 J(23)씨를 구속기소했다.
8일에는 국내 어학원 강사로 취업하기 위해 학력을 위조하고 강사들과 상습적으로 마약을 흡입한 혐의로 재미동포 김모(38)씨 일당이 대거 경찰에 적발됐다.
이처럼 외국인 강사들의 마약 밀수입 범죄나 유통, 투약 등의 범죄가 반복되는 데도, 검경의 수사 이외에 교육계 차원에서 방지가 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마약류가 학원가에 반입되지 못하게끔 관련 법령이 만들어져 있기는 하지만, 정작 '탁상공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단속 주체인 교육당국의 '뒷짐지기식 행정', '떠넘기기 행정'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학원들 "마약 검사 포함한 건강진단서? 그게 뭔데요"10일 CBS 취재진이 외국인 강사 채용 공고를 올려놓은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에 전화를 걸어 강사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문의해 봤다.
학원 측은 "여권과 학위증명서, 범죄경력증명서 등 3개 서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의 한 영어학원에 문의해 봐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예 "이력서와 학위증명서만 있으면 무방하다"고 답하거나 "이력서만 내면 상담을 거쳐 채용하겠다"고 말하는 학원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26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개정 법률에 따르면 학원이 외국인 강사를 채용할 때는 발부된 지 1달 이내인 대마 및 약물검사결과를 포함한 '건강진단서'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CBS 취재 결과 학원들은 외국인 강사 채용 단계에서 일체의 약물검사 결과를 포함한 건강진단서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외국인 강사 채용 사이트에도 버젓이 이력서와 신청서만 필요하다고 글을 올려놓는 등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지키고자 하는 의사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 교육당국 "단속 인력 없어" 뒷짐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육당국의 단속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충북 청주의 한 영어학원 관계자는 "약물 검사 서류는 외국인 강사들로부터 받아 자발적으로 관할 교육청에 접수하고 있다"며 "따로 서류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단속은 관할 지역교육청 소관으로 자격 없는 외국인 강사 채용 적발시 학원법상 과태료 최고 300만원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교육청들은 제보가 오지 않는 이상 단속을 나갈 수 없는 형편이고, 학원들이 외국인강사를 채용할 때 자발적으로 서류를 신고하는 데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 담당자는 "한 두명의 인원이 몇 천개의 학원을 단속하다 보니까 지도 감독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단속 내역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은 적은 현재로서는 없고, 문제가 된다 싶으면 요구해서 받아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도 "학원비 환불 문제 등 다른 민원이 너무 많아 외국인 강사 채용시 약물 검사를 한 건강진단서를 받는지 여부를 확인할 여력은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가 밝힌 '취업자격 체류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총체류인원 60만 138명 가운데 회화지도 전문인력은 2만 2,859명.
그러나 외국인 관련 마약 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여서 철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마약류관리에 관한법률(대마,마약,항정신성) 및 마약류불법거래방제에관한특별법 위반으로 접수된 외국인 건수(소계)는 2005년 145건, 2006년 77건, 2007년 227건, 2008년 538건, 2009년 538건, 2010년 82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장은 "학원법 개정 이후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충분히 검증 받지 않은 무자격 외국인 강사들로 인해 아이들이 마약류 범죄에 여전히 노출되고 있는 부분이 학부모들로서는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포상제 형태로 단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학파라치 제도가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마저도 학원들 반발 때문에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