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피싱' 직접 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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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계정으로 로그인해 사기… 메신저 통한 금전거래는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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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장성동에 사는 최모(32·여)씨는 얼마전 컴퓨터 메신저를 하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말을 걸어 오랜만에 대화를 나눴다.

그 친구는 “어떻게 지내느냐”며 친근하게 안부를 묻고, “바쁘냐”며 부탁이 있다고 했다. 그 친구의 부탁은 바로 급하게 돈을 쓸 일이 있는데 돈이 없으니 도와 달라는 것.

최씨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친구의 부탁에 “지금은 인터넷뱅킹이 안되니 퇴근 후 현금지급기를 이용해 계좌이체를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지금 “당장 필요하다”며 “지금 입금이 안되면 그만 됐다” 하고는 로그아웃 시켰다.

이런 태도를 이상하게 생각한 최씨는 바로 친구에게 전화로 확인을 했고, 친구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최씨는 “인터넷 뱅킹만 됐더라면 깜쪽같이 당할 뻔했다”며 “직접 이런 일을 당하니 소름끼친다”고 했다.

영덕에 사는 박모(40·여)씨도 같은 경험을 했다.

그러나 박씨는 대화 도중 말투, 느낌 등이 친구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 챘다. '메신저 피싱'임을 확신한 것이다. 그리고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후 속은 척 하고 상대방에게 계좌를 알려달라고 했다.

친구를 사칭한 상대방은 계좌번호를 알려줬고, 빨리 입금해달라고 재촉했다. 박씨의 반응이 없자 상대방은 친구의 휴대폰 번호를 도용해 문자까지 보내기도 했다.

박씨는 “한달 새 친구나 선배를 사칭해 돈을 보내라는 메세지를 3번이나 받았다”며 “언론을 통해 메신저 피싱에 대해 알고 있어서 다행히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씨는 확보한 계좌번호를 경찰청에 신고했다.

이런 메신저피싱은 타인임을 쉽게 눈치챌 수 있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지인의 계정으로 로그인해 메신저에 등록된 번호로 문자를 보내거나 계정의 주인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확인 통화를 못하게 하는 등 수법이 점점 치밀해져가고 있다.

그런만큼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지만 IP 추적이 어렵고 추적을 해도 국내보다는 중국 등 해외에서 접속한 경우가 많아 검거가 쉽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포항남부경찰서 사이버팀에 관계자는 “최고 1천만원까지 피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계좌가 대부분 대포통장이어서 수사에 애로가 많다”며 “메신저를 통한 금전거래를 가급적 피하고 꼭 상대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메신저 피싱을 시도하는 사기범들의 공통점은 '즉시 입금'을 요구하는 것이니 속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입금이 늦어지면 '사기'를 확인 당할 수 있어 범인들이 대개 서두른다는 것이다.

사이버경찰청에 따르면 메신저 피싱을 포함한 인터넷 사기 사이버 범죄는 2008년 2만9290건, 2009년 3만1814건, 2010년 3만510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북매일신문 김상현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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