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선박 삼호 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무사히 구출됐지만, 피랍 100일을 훌쩍 넘긴 금미호 선원들은 석방은커녕 생명의 위협을 받는 처지가 됐다.
피랍선원 가족들은 애타게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해부대의 삼호 주얼리호 구출 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를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가슴이 더욱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금미 305호 선원과 그 가족들이다.
선장 김 모 씨 등 한국인 2명을 포함해 무려 40여 명의 선원이 피랍 100일을 훌쩍 넘겼지만 이렇다 할 협상이나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UDT 특공대원들까지 동원해 구출에 나선 삼호 주얼리호와 달리, 금미호 선원들은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금미305호 선장 부인 송 모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한 마음이 더욱 커져만 간다"며 "남편이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하는데,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 이후 마음이 더욱 조마조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해적들이 요구하는 협상금이 당초 650만 달러에서 60만 달러로 낮춰졌지만 영세 1인 기업인 금미호 측은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에 협상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라도 해달라며 정부에 호소문을 보냈지만 지금껏 이렇다할 답변을 얻지 못했다.
특히 해적과 협상을 벌이던 케냐 현지 선박대리점 마저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 이후 해적들과 연락이 끊기면서 가족들의 애는 더욱 타들어 가고 있다.
가족들은 해적들이 이번 구출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금미호 선원들에게 위해를 가하지나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해적과의 협상에 개입하지도, 석방금 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 108째, 삼호 주얼리호의 극적인 구출 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하고 있지만, 금미호 선원 가족들의 눈물과 한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