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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속 최경환 경제팀 100일…'구조개혁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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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16일 취임했다. 23일이면 꼭 100일째가 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 둔화의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경제를 살릴 적임자이자 구원투수로 등장한 그의 100일은 그야말로 숨 가빴다. 그의 행보와 정책들은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로 불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과연 최경환 표 경제정책들은 우리 경제에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CBS는 3일간의 기획을 통해 100일을 맞은 최경환 노믹스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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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한 지 100일 지났다. '무기력'으로 일관했던 현오석 전 부총리와는 달리 최 부총리는 취임 직후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다. 경기부양의 핵심은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춰 시장에 돈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주력해 LTV, DTI같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재건축 규제와 청약제도도 개선했다.

특히 최경환 경제팀에게 주목하는 부분은 기존의 '낙수효과'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가계소득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자는 생각이다. 대기업이 잘되면 그 부가 흘러넘쳐 중소기업으로 전달되고 중소기업이 잘되면 근로자와 가계의 소득도 자연적으로 늘게 돼 경기가 부양된다는 '낙수효과'는 한국 보수정권의 대표 패러다임이었다. 그래서 늘 보수정권은 대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방식 등으로 경기를 부양하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낙수효과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재투자나 임금인상 등에는 사용하지 않고 사내 유보금으로만 쌓아 놓다 보니 중소기업과 가계로 흘러드는 '몫'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최경환 경제팀은 대기업에만 머물러 있는 부를 가계부문으로 강제로 끌어내리기 위해 '펌프'를 마련했다. 그 펌프는 바로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득을 투자나 임금인상에 사용할 경우 세금을 깎아주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배당을 하는 기업 세금도 공제해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그리고 근로자 임금을 인상해주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액을 공제해주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등이다. 이들 세제는 모두 가계의 소득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경환 경제팀이 현 상황을 경기침체 고착기로 보고 이에 대해 분명한 자세를 취하고 대응한 것은 상당히 타당하다"며 "특히 보수정권임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고 이것이 다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팀은 또 46조원의 재정을 풀기로 했으며 내년에는 정부예산을 20조원 확대편성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최 부총리 취임 이후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부작용 우려에 힘 빠진 각종 경기 부양책

하지만 최경환 경제팀의 적극적 경기부양 정책은 기대했던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최경환 경제팀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3대 세제'는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에 빠졌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 부문장은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투자확대나 임금인상 등의 효과는 없으며 배당소득 증대세제 역시 대주주나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유리할 뿐 '개미'들에게는 미미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마저도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대출규제 완화는 '재정부실'과 '가계부채 급증' 우려를 몰고 왔다. 여기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를 인상하려는 시기에 한은은 반대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최경환 경제팀의 주요 경기부양 정책들이 취임 100일을 맞아 사면초가를 맞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경환 경제팀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100일은 너무 짧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좀처럼 활력을 띄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자체의 문제와 함께 한국경제가 과거처럼 고성장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 정책이 최근 세계교역 증가세 감소로 타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수출대상국인 선진국 소비가 내구재 등 제조업 제품보다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다 고용확대를 위해 자국 내 제조업 생산을 강조하면서 세계교역의 회복세가 미미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위기 이전까지 평균 11.7% 증가했던 세계교역은 금융위기 이후 2.6% 증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1%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수출 회복이 투자, 소비를 창출하는 형태의 경기상승이 어려워진 것이다. 여기에 한국경제의 주요 수출산업인 조선, 화학, 철강 등 장치산업들이 세계적 공급과잉에 엔저 공세를 당하면서 치명타를 맞고 있다.

신 부문장은 "이같은 세계교역 증가세 감소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며 "증가세 감소 가운데 한국의 감소세가 큰 것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에 1천조원을 넘어서 GDP 대비 85%까지 올라온 가계부채 문제와 노후 불안 우려 등으로 가계는 소득이 늘더라도 소비를 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나오고 있다.

◈ "경기 부양에 구조개혁 해야"

이에 따라 한국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경기부양과 함께 구조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역시 최근 IMF 연차총회에 참석해 "확장적 경제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수출 주도에서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는 경제구조로 전환하고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 업종을 육성하는 한편 노동개혁을 통해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재정 건전화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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