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16일 취임했다. 23일이면 꼭 100일째가 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 둔화의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경제를 살릴 적임자이자 구원투수로 등장한 그의 100일은 그야말로 숨 가빴다. 그의 행보와 정책들은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로 불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과연 최경환 표 경제정책들은 우리 경제에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CBS는 3일간의 기획을 통해 100일을 맞은 최경환 노믹스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경제활성화 대책으로 3분기 1% 성장" (9월 20일)
"본격적인 성장경로로 가면서 4분기에 1% 성장" (10월 2일)
"하방리스크 있다" (10월17일)
성장률과 관련한 각기 다른 전망들이지만, 모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다. 한 달도 채 안되는 사이 성장 시기가 늦춰지거나 전망치 자체가 아예 낮아졌다.
최 부총리의 '떨어진 자신감'은 경제관련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경환노믹스'는 7월 최 부총리의 취임한 이후부터 8월까지 최고조를 이뤘다가 9월 들어 약발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66으로 장을 마감한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오후 한 때 1,896.54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최고 업적이라던 주가마저 8개월 만 최저치 수준 떨어져'떨어진 약발'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주가다. 새 경제팀 출범 직후 코스피는 2,082.61까지 치솟았다. 9.1 부동산대책이 나올 때까지 버티던 코스피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 못해 전보다 더 나빠졌다. 지난 17일은 장중 한때 1,900선까지 붕괴되는 등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시와 함께 자산시장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의 경우도 집값만 올랐을 뿐 거래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주택거래량은 전분기에 비해 1.9%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기준 집값이 0.55%, 전셋값은 0.75%가 늘어났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부동산 대책은 서민들에게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 '투자 → 생산 → 소비' 선순환 고리 복구 안돼
최 부총리가 취임하자마자 강조했던 '내수,투자 진작'은 성적표가 특히 안좋다. 9월 설비투자의 경우 전달보다 10.6%가 감소해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1.1% 상승에 머물면서 취임 당시였던 6월의 1.7%보다 0.6%p 오히려 떨어졌다. 최 부총리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했던 만큼, 물가는 '떨어진 약발'의 대표적 지표가 됐다. 생산자물가는 전달 대비 0.3%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5월(105) 지수가 전월 대비 3p 주저앉았다가 6월(107) 반등했지만 7~8월에 하락과 반등을 오락가락 하는 등 의미 있는 회복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심리 지표 중 하나인 향후경기전망동향지수는 아예 전달보다 3p 떨어졌다. 지표만 보면 '투자 → 생산 → 소비'의 선순환 고리는 끊어진 상태다.
고용률과 관련해서도 7월과 8월 50만명 대를 기록했던 취업자 수는 9월 들어 45만명대로 감소했다. 그나마 개선된 수치도 주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일용직이나 임시직 등 '나쁜 일자리'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와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30여개 '경제활성화 법안'이 표류상태라는 점과 정책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몇 개월 뒤에 나타난다는 점을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