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가을 단풍이 늦게 시작되고, 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드 메드비기 교수가 이끄는 미국 프린세톤 대학 연구진은 학술지 '세계의 생태와 생물지리학(Global Ecology and Biogeography)'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지구온난화가 여름 기온을 오래 지속되게 함으로써 가울 단풍이 늦어지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금세기 말까지 자작나무의 경우 지금보다 단풍시기가 1~3주 정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현상은 기온이 더 높은 남쪽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무에 단풍이 들기 위해서는 기온이 충분히 떨어져야 하고, 일조시간도 짧아져야 한다. 이들 2가지 요소는 단풍이 들기 위한 기본 요건이며, 나무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단풍 시기에 차이가 발생한다.
메드비기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단풍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을 가졌다"며 "연구 결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차이는 흥미로운 것이다"고 설명했다.
메드비기 교수는 이 문제가 단순히 단풍이 언제 드느냐에 국한되지 않고 농업 생산성은 물론 성장 시기를 파악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단풍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생태계가 대기로부터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제거할 수 있느냐에도 영향을 미친다.
식물이 푸른 잎을 갖고 있을 때는 광합성 작용을 하고 대기에서 탄소를 흡수한다. 따라서 푸른 잎의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한다. 이는 잠재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위스콘신 밀와키 대학의 마크 슈와츠 지리학 교수는 "가을 단풍은 식물의 성장 시즌인 온대기후가 끝났다는 신호를 의미한다"며 "따라서 농업과 수량, 동물의 행동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현재와 미래의 단풍 주기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이 경작하는 농작물과 이들 농작물에 해를 입히는 해충, 동물의 식생 및 번식은 모두 성장 시기에 영향을 받는다.
슈와츠 교수는 성장이 시작되는 봄에 비해 가을은 연구를 하기에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가을은 보다 복잡하고 지리학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한 현존하는 모델들은 대개 특정 지역에 국한된 데이터들에 기초하고 있고, 식물들이 그 지역의 가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것들이다.
메드비기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내 식물들이 언제 단풍이 드는지에 대한 광범한 조사를 벌였다. 이를 위해 미국국립기후자료센터(NOAA)의 유체역학연구소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골라 미국 내 주요 지역에서의 단풍 시기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 식물은 자작나무, 사시나무, 큰떡갈나무, 아메리카 꽃단풍 등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나무를 그늘에 견디는 정도에 따라 세 가지 부류로 나누었다. 예를 들면 자작나무의 경우 일조량을 많이 필요로 하는 반면 너도밤나무는 그늘진 환경에서 강하다. 떡갈나무는 그 중간에 속한다. 연구 대상이었던 20여종은 이 세 가지 부류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연구 대상 지역이 광범위해 질수록 예측모델이 비약적으로 개선된다는 사실과 함께 기온과 일조량이 모두 나뭇잎의 단풍 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연구들은 이 두 가지 요소 가운데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단풍 시기의 경우 보다 따뜻한 지역일수록 기온에 더 민감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가을 기온이 올라갈수록 위도가 낮은 지역의 나무들이 높은 지역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추운 알래스카의 단풍시즌은 현재의 9월이 향후 100년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보다 위도가 낮고, 따듯한 지역인 메사추세츠의 단풍시즌은 10월에서 11월로 1달 늦어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