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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반대 첫 가두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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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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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 "반군 지원 중단" 등 요구…친정부 세력은 맞불 시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개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처음으로 벌어졌다.

이타르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께부터 모스크바 시내 중심의 푸슈킨 광장에 모여들기 시작한 시위대는 환상도로를 따라 도심 북동쪽의 사하로프 대로까지 약 2km를 행진하며 거리시위를 벌인 뒤 저녁 6시30분께 해산했다.

이날 시위는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벌인 첫 번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였다. 지금까지 대다수 러시아 국민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크림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반군 지원 등에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평화 행진'으로 명명된 이날 시위에는 자유주의 성향 정당 '야블로코' 지도자 세르게이 미트로힌과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또다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등을 비롯한 시민 약 5천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시위 주최 측은 참가자를 5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지난 4월부터 본격화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에 러시아가 무력 개입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은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에 병력과 무기 및 군사 장비를 지원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상당수 시위 군중은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된 우크라이나 국기와 "전쟁은 안된다", '푸틴은 거짓말을 그만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우크라이나여, 우린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을 철수하고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과 군 당국이 군인들로 하여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투에 참가하도록 강요한 사실에 대한 수사를 실시하고 언론이 편파 보도를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반전 시위대가 행진하는 동안 시위 현장 주변에는 일부 친정부 성향 시위대가 몰려와 '평화 행진은 나치 조력자들의 행진이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대편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기나 러시아 정교회 국기를 들고 나와 반전 시위대를 향해 토마토와 계란, 신발 등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이 두 진영을 갈라 놓으면서 큰 충돌은 없었으나 일부 구간에선 양편 지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함을 지르며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 구간 도로변을 따라 병력을 배치하고 주변에 수십 대의 경찰 버스와 자동차, 소방차, 응급차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이날 반전 시위는 모스크바 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진행됐다.

한편,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도 이날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약 1천명이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 5일 휴전에 합의하고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소규모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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