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된 터키 인질 49명이 20일(현지시간) 풀려난 과정을 두고 대통령과 총리가 조금 다르게 설명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터키 신문사 휴리예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질이 풀려난 과정을 "작전"이라고 강조했지만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일련의 접촉 결과"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두 지도자 가운데 이라크 모술 주재 총영사 등이 풀려난 사실을 먼저 공개한 쪽은 다부토울루 총리였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오전 6시께 방문 중인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우리의 접촉들이 전날 밤 강화돼 그들(인질들)을 오전 5시에 터키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으며 '일련의 접촉의 결과로 풀려났다'고만 설명했다.
총리에 이어 성명을 낸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 국가정보국(MIT)은 이 문제를 인내심을 갖고 헌신적으로 임해 결국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조심스럽고 세밀하게 계획한 기밀 작전을 어젯밤부터 착수해 오늘 새벽 성공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외교부 직원들이 풀려나도록 노력해준 MIT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휴리예트는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와 외교 소식통들을 취재한 결과 인질들은 정보 작전을 통해 석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보 작전에는 군사행동이나 군인이 개입하지 않았으며 MIT의 국외작전국이 외무부, 군 당국 등의 협조를 받아 수행했다.
소식통들은 또 몸값을 주거나 인질을 교환하는 조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MIT는 같은 시기에 납치됐다가 지난 7월에 먼저 풀려난 터키 화물차 운전사 등 인질 31명이 석방된 이후 5차례 이상 구출할 기회가 있었으나 IS가 인질들을 억류한 장소를 여러 차례 옮겨 실패했다.
MIT는 또 '전자 정보'를 이용해 인질들의 이동을 추적하고 있었으며 인질들은 8차례 이동했다.
이라크 모술에서 납치된 인질들이 이날 시리아 텔아비야드에서 버스를 이용해 터키 국경을 넘은 것은 IS가 요구한 조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IS가 현재 시리아 북부 아인알아랍 인근에서 시리아 쿠르드족과 격전을 벌이고 있어 IS는 쿠르드족이 장악한 지역에서 인질을 넘겨주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풀려난 이들은 당국이 피랍과 관련해 언론에 공개하지 말라는 지침에 따라 구체적인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외즈튜르크 이을마즈 총영사가 피랍 직후 IS가 권총을 그의 머리에 겨누고 영상 촬영을 강요했으나 끝까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을마즈 총영사는 IS 조직원에 "너는 나를 쏠 수 있지만 터키의 자존심을 짓밟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로 잡혔던 영사관 요리사는 "IS가 우리를 손님으로 대해줬다"고 말했으나 CNN튜르크는 한 인질에 고문 등을 당했는지 질문하자 "분명히 어떤 일은 있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인질 가운데 이라크 직원 3명을 제외한 46명은 이날 터키 동부 산르우르파 공항에서 다부토울루 총리와 함께 전용기를 타고 앙카라에 도착해 가족과 시민의 환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