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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박경두, 金만큼 빛났던 아름다운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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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포옹' 김지연(왼쪽)이 20일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대표팀 후배 이라진을 안아주고 있다.(고양=박종민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경기가 열린 20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 이날 국내 팬들은 마음 편하게 결승전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바로 한국 선수끼리 결승에서 맞붙었기 때문이다. 누가 이기든 경기장 꼭대기에는 태극기가 걸리게 돼 있었고, 시상식 때는 애국가가 울리게 돼 있었다.

먼저 여자 사브르 결승에서는 '미녀 검객' 김지연(26, 익산시청)과 이라진(24, 인천중구청)이 맞붙었다. 이어 열린 남자 에페 결승에서는 정진선(30, 화성시청)과 박경두(30, 해남군청)가 바통을 받았다.

첫 대결은 이변이었다. 세계 랭킹 12위 이라진이 김지연을 15-11로 이기면서 첫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지연은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였다. 더욱이 이라진은 최근 김지연과 맞대결에서 6번 모두 졌다.

하지만 이라진의 우승은 김지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4강전에서 김지연이 만만치 않은 상대인 세계 8위 셴첸(중국)을 물리쳤기 때문이었다. 김지연은 셴첸과 접전 끝에 15-11 승리를 거뒀다.

이기긴 했지만 체력 소모가 컸다. 1라운드에서 김지연은 4분 격전 끝에 8-7로 간신히 앞섰다. 2라운드도 초반 동점을 허용하는 등 쉽지 않은 승부였다. 격렬한 공수를 거치면서 김지연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김지연은 결승에서 이라진의 거센 공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만약 셴첸이 결승에 진출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다. 셴첸은 이라진보다 세계 랭킹이 4계단 높은 선수. 홈 이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동갑내기 선수라 체력적으로도 대등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지연이 노련함으로 강적을 물리쳐준 것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지연은 "아무래도 힘을 좀 많이 빼서 체력이 달리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이라진 선수가 정말 잘 해서 제가 졌던 것 같다"면서 "아쉽긴 하지만 괜찮다"고 웃었다.

이라진도 "경기 전 그린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지연) 언니와 결승에서 만나는 것이었다"면서 "언니가 막판 추격해와 솔직히 초조했다"고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못 따도 조국이 따면 족하다"

'다 네 덕분이다' 정진선(오른쪽)이 20일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시상대에 오른 뒤 결승에서 만난 박경두와 힘찬 악수를 나누고 있다.(고양=박종민 기자)

 

남자 에페 역시 마찬가지다. 정진선도 박경두가 결승에 올라오면서 상대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승부에 나설 수 있었다.

경기 후 정진선은 "항상 태릉에서 (박경두와) 호흡을 맞추고 해서 부담없이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라이벌로 생각했는데 결승에서 만나서 기분 최고였다"면서 "그러나 이어 "경두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내가 이겨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고 웃었다.

박경두는 한국 선수와 결승 대진에 대해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정말 좋은 느낌"이라면서 "내가 못 따도 형이 우승할 수 있고, 실력이 낫다면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 욕심을 냈다는 것"이라면서 "즐기자고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형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나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한국 대표팀이 딴 것이라 기분은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명 선수는 모두 "이 기세를 몰아 단체전도 금메달을 따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한국 펜싱의 강점에 대해서는 "단합과 훈련량"이라고 강조했다. 우승자 못지 않게 빛났던 은메달리스트, 이것이 한국 펜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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